지방자치와 지역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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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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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밝아오니]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5·31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지방분권 제4기를 여는 이번 선거의 결과는 여당의 참패와 지역권력의 독점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지방의회까지 석권했다. 선거는 민심을 대변한 것이므로 결과에 대해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한 정당이 지역권력을 독점함으로써 여러 가지 폐해들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지난 3기까지 자치단체장이 선심성 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하거나 각종 이권에 개입해 구속된 사례가 수차례 있었다. 이는 자치단체장이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지방의회가 단체장을 적절히 견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정당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독점한 이번 선거로 인해 단체장에 대한 의회의 견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은 중대하다.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대한 견제를 지역 언론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언론은 지방권력이 자칫 중앙정당 권력다툼에 휩쓸려 지방자치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막아야하고, 지방자치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지역언론은 언론의 주요한 기능인 권력의 감시견(watch-dog)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지역언론은 지역사회의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한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론의 근거가 된 허친슨 보고서에 따르면 언론은 논평과 비평을 위한 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시민 스스로 문제를 토론하고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는 하버마스는 공론장(public sphere)이론을 통해 언론이 공론의 형성과 중재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지방자치제는 그동안 대의기구 확산을 통해 주민참여 기회를 확장했으며,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정책들을 개발·시행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들을 가져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민의 일반적인 참여가 낮아 지방정부의 부정부패가 발생할 소지가 많았다. 지방자치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의 역할이 크다 할 것이다.

지역언론은 지역사회의 공기(公器)다. 지역주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공론장으로 끌고 와야 한다. 그래서 충분한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해결방법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권력이 그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지방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해야한다.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성패는 지역언론에 있다. 지역언론이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지방자치는 무책임과 부정부패로 물들어 결국 지역민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을 훌륭히 수행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지방자치가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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