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며 걷고 싶은 거리
춤추며 걷고 싶은 거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2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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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임종수 자유기고가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한 뒤 맑은 물이 흐르는 천변을 따라 산책에 나선다. 퇴근길에는 악사들의 음악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드는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서울 청계천이 복원된 후 달라진 풍경들이다. 칙칙한 아스팔트로 찌든 서울거리가 청계천 복원으로 활력에 넘치는 푸른 길로 바뀌었다. 보다 의미있는 것은 그동안 개발위주로 진행되어 온 도시계획이 보존과 복원 중심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얼마 전까지 청계천 일대는 두꺼운 콘크리트 복개도로를 중심으로 허름한 상가건물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고, 고가도로 위는 차량으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당시 1천만 시민들을 실어나르는 수백대의 차량들을 생각하면 서울의 주요간선도로인 청계고가를 헐어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44년동안 개천을 덮어왔던 시멘트 각질을 벗겨내고 고가도로를 뜯어냈어도 교통혼란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광주도 최근 의미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 도심을 가로 질러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왔던 폐선부지가 시민들의 활발한 공론을 통해 푸른 공원으로 거듭났다. 새벽에는 운동복을 입은 시민들이 조깅을 하고 저녁이 되면 나무와 꽃이 무성한 노변을 바라보면서 산책을 즐긴다. 새롭게 조성된 야외무대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신명나는 공연관람에 여념이 없다.

시내 요충지가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는 것도 실로 바람직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금남로 한국은행과 도청앞 경찰청 차고, 농성동 구 도지사 공관, 화정동 국정원 부지는 예전같으면 아파트 부지나 상업용지로 매각하여 부족한 재원을 메꾸는 데 활용되었을 텐데, 이런 금싸라기땅들이 도심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직립보행을 해온 인간에게 있어서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는 그야말로 삶에 활력을 주는 최적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마저도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과 소음 때문에 걷는 일은 고역이 된 지 오래다. 청계천과 폐선부지 복원은 그동안 효율성과 편리함만을 위해 내달려온 도시개발 정책이 인간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도시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도시 경제성과 효율성이 중시되었지만, 요즘은 도시환경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즉 도시 개념이 생산의 터전에서 생활의 터전으로 변화하면서 인간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쾌적성(어메니티, Amenity)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자연을 개발하는 대신 잘 보전하고 복원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훨씬 유리한 시대가 되었다. 소득이 올라가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추구하기 때문에 쾌적한 녹색도시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광주가 도심 곳곳에 파리의 몽마르뜨 거리처럼 문화와 낭만이 흐르는 거리를 만들어 갈 때 그만큼 도시경쟁력도 한결 높아질 것이다.

/임종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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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 2006-06-12 18:22:21
    당체 잘난체 하는 소리로 끄적거리는것...같아요...집에서 즐이나 쳐드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