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상여 타고 그대 잘가라
꽃상여 타고 그대 잘가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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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신문]6.25전후 민간인 희생자 빗속 위령제
“꽃상여 타고 그대 잘 가라, 세상에 모진 꿈만 꾸다간 그대”
6.25를 전후해 희생당한 민간인들을 위한 위령제가 있던 4월 1일, 하늘에서도 모진 비가 세차게 내렸다.

나주부대들에 의해 가장 많은 학살이 자행됐던 마산 상등리 고개, 이곳에서 거리의 춤꾼 김영자씨와 여성회관 한국무용 수강생들은 총과 대나무에 찔러 처참히 죽어가는 넋들의 절규를 재현했다.

그리고 세찬 빗줄기 속에서 이어진 읍 해리 회관 앞 위령제에서도 나주부대에 의해 영문 모르고 죽어간 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거리 현장 위령제는 망자를 위로하는 춤꾼이나 유가족, 그리고 하늘도 하염없이 울고 또 우는 속에서 진행됐다.특히 유족들은 이유도 모른 채 겪어야했던 고단한 삶과 왜곡돼 버린 자신의 인생, 당시 부모와 형제들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우리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6.25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가 지난 1일 거리학살 현장과 우슬체육관에서 각각 열렸다. 김영자씨와 그 수강생들의 씻김굿에 이어 진행된 우슬 체육관의 천도제는 대흥사(주지 몽산스님) 스님들에 의해 거행됐다.

장엄한 대흥사 괘불탱화 아래에서 진행된 천도제에 유족들은 향을 피우며 부모와 형제들의 영을 천도하는데 함께했다. 이번 위령제는 지금까지 파악된 500여명의 영령들의 위패를 모신 가운데 진행됐는데 천도제에 필요한 모든 준비는 대흥사가 직접 마련하고 준비했다.

서울 광주 등 전국에서 참석한 유족들은 50년만에 이뤄진 위령제지만 해남군이 후원하고 대흥사가 직접 제를 지내주는 등 지역 차원에서 행사가 진행돼 맺혔던 한이 풀이는 것 같다고 감사했다.

현재 6.25를 전후에 우리지역에서 희생당한 민간인들은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나 지금까지 파악된 수는 500여명에 이른다.

한편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위령제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유가족과 대흥사 스님들, 박희현 해남군수 및 정진석의장 등이 참석해 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

/해남신문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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