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보듬어보자! 다도해가 부르는 노래를!
가슴으로 보듬어보자! 다도해가 부르는 노래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09 0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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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통신]김주영 자연환경안내원
▲ 정도리 구계등 ⓒ다도해국립공원 청빛 바다 위 희망으로 피어나는 연둣빛 봄! 유리처럼 투명한 바닷 속 그림자를 드러내는 여름! 숙연해진 짙은 초록빛에 고개를 숙인 가을! 또 다른 희망을 찾아 물결치는 고요의 겨울! 다도해는 이렇게 옷을 갈아입으며 사계를 노래 부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多島海海上國立公園)이 우리나라 스무개의 국립공원 중 2,321.5㎢에 달하는 최대의 국립공원임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다도해', '섬이 많은 바다' 라는 이유에서이다. 푸른 바다와 섬이 그려내는 절경 속에 묵묵히 경탄할 수 밖에 없는 다도해의 매력은 다도해를 만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여수 앞바다에서부터 홍도, 흑산도까지 서쪽으로 전개되는 천태만상의 크고 작은 섬들과 기암괴석, 투명한 하늘과 바다의 물결, 그에 어우러지는 해안의 숲들과 해변은 그림 속에 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대자연의 신비라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섬들엔 대엽풍란, 풍란, 우산닭의장풀, 등의 희귀식물들이 바다를 향해 자라고, 너구리, 오소리, 산토끼, 수달, 독수리, 수리, 왜가리 등의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있는 자연을 체감할 수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들을 일곱 개의 지구로 나눠 이름한다. 흑산·홍도지구, 비금·도초지구, 조도지구, 그리고 소안·청산지구, 거문·백도지구, 나로도지구, 금오도지구가 그 일곱 개이다. 이 지구 안에는 400여개의 섬이 있는데 이 중 80여개의 섬에 서는 바다와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유인도를 만날 수 있다. 다도해상 무인도만 320여개 ▲ 백도 ⓒ다도해국립공원
다도해의 중심에 자리한 소안·청산지구에 잠시 글로 떠난 여행을 그려볼까 한다. 주민들의 뜨거운 애정으로 이뤄낸 250여년 된 상록활엽수림의 방풍림과 수억만 년의 세월을 담은 갯돌밭이 펼쳐진 완도의 정도리 구계등! 그 작은 숲 안엔 놀랍게도 230여종이 넘는 식물들이 바다를 향해 풍요를 속삭이고, 잠시 밀려나간 바다사이로 보이는 암초 위엔 120여 가지의 바다 식물들이 다양한 바다세계를 만들어낸다. 숲에선 광나무, 상동나무, 새우나무, 완도현호색 등을, 바다에선 구멍갈파래, 지충이, 불등풀가사리, 서실 등으로 풍부한 자연자원들의 멋을 모아서 말이다. 숲과 바다 사이의 징검다리인 갯돌밭은 약800여m 펼쳐지는데 청빛을 띤 크고 작은 갯돌들의 역사를 알고 보면 더한 신비로 돌아온다.

완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한 시간 즈음 가다보면 찾게 되는 소안도와 보길도! 격정적인 항일운동으로 뜨거운 역사적 피가 흐르는 소안도는 상록수가 방풍림을 이루는 천연기념물인 맹선리상록수림과 미라리해수욕장 그리고 갯돌밭이 장관을 이루는 진산리해수욕장 등 미라8경을 둘러볼 수 있다.

슬픈 이별의 청별선착장인 보길도에서는 낭만과 사색으로 탐방이 시작된다. 수억만의 세월을 안은 검은 자갈들이 2km에 걸쳐 펼쳐지고 천연기념물인 상록수림이 조화를 이루는 예송리해수욕장에서는 푸른 바다와 포근한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동쪽 끝인 백도리에서는 장희빈 세력에 밀려 제주도로 귀향 가던 길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잠시 머무르며 해변 석벽에 신세를 한탄하며 당시의 심경을 새겨놓은 '우암 송시열의 글씐바위'를 볼 수 있다.

수 백 년 된 소나무 300여 그루가 마을의 방풍림으로 자리하고 고운 비단결의 모래가 펼쳐진 중리해수욕장, 다른 해수욕장과는 다르게 남성적인 모래 바람을 날리는 통리해수욕장, 보옥리 뾰족산 아래로 청명석이라 불리는 공룡알 해변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윤선도 유적지는 '어부사시사'와 같은 아름다운 한시들로 꽃을 피워 찬란히 빛나는 역사적 흔적을 만날 수 있게 한다.

황토길 청산도에서 부르는 노래

▲ 애송리 해수욕장 ⓒ다도해국립공원 이 섬들과는 다르게 황토색이 가장 짙게 남아있는 청산도! 서편제 촬영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곳은 아직 초분(이중장제 묘지)이 남아 있는 민속의 보고이기도 하며, 발길 닿는 곳마다 흔히 볼 수 있는 돌담 풍경은 색다른 아름다움을 스케치한다. 환상적인 빛을 내뿜어 바다를 붉게 적시며 물들이는 아름다운 일몰을 선사하는 지리해수욕장, 당리의 청보리밭과 유채밭 사이로 구불구불 나있는 황토길을 한 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면 동화 속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 동화는 현재 방영중인 KBS 월화드라마 '봄의 왈츠‘에서도 그려지고 있다. 다른 섬에서와 같이 진산리, 도락리, 화랑포에서는 크고 작은 갯돌밭이 펼쳐진다. 거슬러 올라가기 조차 힘든 수 많은 지난 시간동안 갯돌이 삼킨 고통에 대해 우리가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갯돌은 전처럼 파도를 만나 부딪치며 노래를 부른다. 그게 숙명인 듯 갯돌과 파도는 늘 그렇게 조금씩 정이 들어간다. 그리곤 우리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남긴다. 코 끝이 시리도록 말이다. ▲ 김주영 자연환경안내원
자연은 참으로 대단한 것임을 깨닫게 하는 이 곳! 이 곳은 바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다. 봄바람이 부는 지금, 파도와 햇살에 눈부신 다도해상국립공원에 하모니카, 오카리나, 기타를 매고 탐방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다도해가 부르는 노래를 가슴으로 보듬어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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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선생 2006-04-19 08:35:59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주영님의 소개만으로도 현지에 와 있는 것 같네요..조만간....갈겁니다....

베가본드 2006-04-18 14:17:27
글 솜씨 좋고~멋져브러요

쫑쫑쫑 2006-04-13 21:41:07
숨 막힐듯 찌들어 가는 생활에

활기 넘치는 내용으로 한 숨 돌리고 갑니다...잠깐이나마 편암함을 느끼구요.

이런 편안함 자주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기사 많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환절기에 건강 관리 잘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