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대중-예술적인 영화
사색-대중-예술적인 영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1.0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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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보는세상]
올해 내가 본 영화를 세어보니 30편쯤이다. 그 많은 영화에서 한 달에 두어 편을 본 셈이다. [월레스&그로밋2] [유령신부]를 보지 못해서 안타깝다. [스팀보이] [폼포코 너구리]를 꼭 보려고 했는데, 광주에선 상영하지 않아서 화났다. 2005년에 본 영화를 ‘사색성 예술성 대중성’이라는 세 가지 잣대로 되돌아본다.

* 사색성: [내 생애…일주일] [친절한 금자씨] [외출] [아일랜드] [연애의 목적]
* 예술성: [외출] [내 생애…일주일] [친절한 금자씨] [레이] [말아톤] 그리고 [킹콩] [투모로우]
* 대중성 : [킹콩]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아일랜드] [웰컴 투 동막골] [댄서의 순정 [인크레더블] [신화] [레이] [친절한 금자씨] [내 생애…일주일] [말아톤]


   
▲ (上)말아톤, 댄서의 순정 (下)내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
이런 것에 높이를 재어 서열을 매긴다는 게 참 딱하다. 그래도 순전히 개인적인 통밥잣대를 들이대어 좀 무리해서 순서를 매겨 보았다. 이런 무리함에 너무 맘 쓰지 마시기 바란다. 예술성에 [킹콩]을 넣을 것인가 머뭇거렸다. 돈으로 도배한 작품을 예술적이라고 말하기가 서먹하고 머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킹콩] 정도라면 기술을 넘어서 가히 예술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매트릭스2] [스타워즈…3] [우주전쟁]처럼, 돈으로 도배했어도 유치해서 예술적이라고 할 수 없는 작품도 얼마든지 있다.

그렇게 보자면 [투모로우] [인크레더블] [로봇]도 상당하다. 대중성에 […금자씨]와 [말아톤]을 넣을 것인가 머뭇거렸다. […금자씨]는 [올드보이]로 얻은 강렬한 대중성의 뒤끝을 이어받아 인기를 얻긴 했지만, 그 영화 자체의 대중성은 좀 약하다. [말아톤]은 대중성을 얻을 소재는 아니지만, 감독이 잔잔한 감동을 워낙 잘 전달했기에, [집으로]처럼 ‘착한 영화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말아톤]같은 영화는 참 좋은 영화이면서도, 아차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위험을 갖고 있다.

〈너는 내 운명〉이 인기를 잔뜩 모은 것엔 불만이다. 황정민의 땀내 나는 연기가 있긴 하지만, 〈달콤한 인생〉에서 냉혈한 악당 ·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순박에 쩔은 드러머[내 생애…일주일]에서 우직한 촌놈 형사로 보여준 연기에 비하면 어색하고 억지스럽다. 감독의 잘못이다. 떠오르는 황정민의 인기 덕을 톡톡히 본 영화라고 생각하기에, 영화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많이 어설픈 작품이라고 본다. (근데 연말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상을 많이 타는 걸 보고 쩝쩝 입맛을 다셨다. 물론 황정민이 주연상 조연상을 휩쓰는 건 마땅하지만…)

내가 본 2005년 영화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하자면, 우리영화에서는 [내 생애...일주일] [친절한 금자씨] [외출] 그리고 외국영화에서는 [킹콩]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레이]를 단연 손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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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러버 2006-01-08 05:35:36
간결한 영화감상문 덕에
참으로 많은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는군요.

많이 배웠습니다.
사색성 대중성 예술성이라는 잣대로
영화를 구분할 수도 있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