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층의 꿈을 보호하자"
"저소득 층의 꿈을 보호하자"
  • 문병란
  • 승인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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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신년사
   
다사다난, 옛말 그대로 시끄럽고 말 많은 세상살이, 2005년이 세밑 난간에 걸려있다. 그리하여 제야의 종소리 울려오면 가는 것과 오는 것이 교차하는 속에서 절망과 희망이 영욕과 꿈이 새 아침을 불러오는 것이다.

희망이 인생을 속였던, 인생이 희망에 속아 살았던 1년 전 우리는 똑같은 시점에서 묵은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아 반성과 다짐을 했었다. 매사 뜻 같지 않아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 실패한 것이 더 많을지라 한 번 가버린 날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 법, 어차피 인생사나 세상사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것은 상도의 하나이다. 어찌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인생의 목표에 도전하랴.

뒤돌아보건대 지난 일 년 소용돌이쳐간 365일은 매일 365개의 특종과 같은 사건, 사건, 사건의 연속이었다.

소설의 줄거리를 Story라 하는데 그것은 역사의 History와 상관관계가 있다. 또 소설을 Novel이라 하는데, 그것은 News와 관련이 있는 말 이다. 이는 소설이 현실을 모태로 해서 작가의 이념을 더하여 새로운 리얼리티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문학론의 한 단면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도 매일 Drama나 소설과 같은 특종을 연출하면서 보다 나은 세상 만들기에 몸부림을 쳐왔다. 세밑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까지 파행국회, 그동안 밀린 법안처리 예산심의 사학법 시행과 그에 맞서는 원천무효 강경투쟁 목소리, 전국민을 꽤나 유식하게 했던 황우석 교수 유전공학 줄기세포 공방과 그 얽히고설킨 미스테리, 밀어닥친 폭설과 한파, 못 살겠다 아우성치는 농촌, 시위농민의 과잉 진압에 의한 죽음, 작고 큰 사건 사고로 얼룩진 한반도, 한때 전쟁의 긴장까지 몰고 갔던 미국의 부시대통령 북한응진 강경책, 꼬리를 감추고 있는지 내리고 있는지 시간벌기 육자회담은 간이 저리는 통일의 꿈이기도 하다. 여기다가 일본 군국주의 망령의 준동대낮에 식칼 든 날강도 같은 독도의 일본 영도 주장 그 터무니없는 억지 쓰기는 결코 웃어넘길 코미디가 아니다.

생각이 모자란 것인지 결단 부족 때문인지 다수당 여당을 등에 업고도, 대통령의 정치력이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세평 속에서도 그의 걸음걸이는 젊은 대통령의 멋스러움이지 결코 레임덕이 아니라고 애써 자조하는 호남지역 사람들도 푸른 짐만 생각하면 떠름한 여운을 씹는다. 그래도 민주화는 됐지 않느냐, 민주주의란 본래 민중의 불평을 통한 더디더라도 상하 두루 많은 여론의 수렴을 통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치가 아니냐. 더디고 터덕거리고 시끄러운 것 그 불협화음이 내포한 의미를 곱씹어 본다면 아직도 개혁을 내세운 참여정부의 정치구도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새해엔 지방자치시대의 중요한 목민관을 뽑는 선거의 해이기도 하다. 정초에 정치적 안전판이 바로 만들어져야 제도와 여론이 조화를 이루어 이 시대에 걸 맞는 개혁적 성향의 목민관을 탐색할 것이다. 사회가 혼란하면 창출된 그 여론이 유언비어 성 도깨비 소동이 되어서 모든 판단 기준이 흐려지며 다시 온갖 사이비가 날뛰는 허위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 땅에는 일찍이 봉이 김선달이라는 전설적인 사기행각의 유머가 있거니와 현대판 낮도깨비나 김선달은 도처에서 그의 탈을 바꾸어가면서 혹세무민에 일조를 더할 것이다. 언론이야말로 이 가짜 식별에 그 펜을 벼리어야 할 것이고 민중의 판단을 오도하는 선정주의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종이호랑이나 가짜영웅을 만들어 헛된 꿈을 조작하거나 여론을 농락하는 한탕주의 풍조가 지면에서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

꿈과 희망! 그것은 양파 한 트럭을 싣고 가서 서울의 명문 대학에 보낸 시골농민의 아버지의 교육열에서 시작되었음을 알아야한다.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그런 꿈이 아니라, 2만불 고소득보다 오늘 한 끼의 라면을 구하는 저소득층의 꿈을 보호하고 가꾸는 그런 사회가 바로 2006년 새해의 중심과제임을 강조해 마지않는다.

/문병란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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