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기자의 영화읽기] 미스터 소크라테스
법은 복잡하고 주먹은 간단하다. 천하의 악당도 보호해주는 법의 ‘중립성’은 악당을
잡으려는 형사들의 입장에서 매우 불편한 가이드라인이다. 그래서 [더티하리]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공공의 적]의 설경구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
악당들을 쥐어 팬다. 관객들은 속이 시원하다.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김래원도 이들 깡패 ‘같은’ 형사들의 계보를 잇는다. ‘같은’에 인용부호를 두른 까닭은, 그가 아예 깡패 출신이기 때문이다.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매우 불량스러운 눈빛의 깡패 출신 형사의 활약상은, 그러나 조금 답답하다.
김래원은 조직의 끄나풀 역할을 하기 위해서 형사로 위장취업한 경우. 깡패이면서 동시에 형사인 그는 ‘나는 누구인갗를 놓고 고민한다. 고민하는 주먹은 느리다. 느린 주먹은 답답하다. 관객들의 속은 ‘시원섭섭’하다.
하지만 이 시원섭섭은 연출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영화의 전략으로 채택된, 이른바 ‘컨셉’이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장르로 분류한다면, 액션보다는 성장기영화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다.
시원섭섭하게 재미있는 조폭코미디
[친구][두사부일체][잠복근무]등의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실 조폭과 고등학교를 연계시키는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의 관객들에게 고등학교는 매우 강렬한 경험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고등학교’를 끌어들여 성공한 셈이다.
아쉬운 대목은 ‘목포’의 등장이다. 상당히 웃기는 대목에서 ‘목포 탈옥수’를 등장시켜 전라도사투리를 유치한 언어로 강등시키고 있는 것이다. 감독 최진원은, 화장실 코미디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패밀리](김민종, 황신혜 주연, 2002)로 장편 데뷔했는데 이 때도 목포를 전면에 등장시켜 웃음거리로 만들었었다. 목포(전라도)하고 무슨 원수진 일이 있길래.
영화문법의 맥락과는 별 상관도 없이 전라도를 등장시켜 그 ‘언어’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기법은 한국영화에서 흔하다. [간첩리철진](장진, 1999)에서 그랬고, [본 투 킬](장현수, 1996),[비트](김성수, 1997)에서도 발견된다.
그까이거 대~충 넘어가지 속 좁게 웬 시비냐고 탓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라도 사투리에 대한 감독들의 ‘도덕불감증’이다. 판소리와 [태백산맥]의 언어로까지 승화된 사투리를 ‘맥락’에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저급언어화시키는 버릇을 그냥 두고 봐야하는 답답함이라니.
각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김래원의 연기 보는 재미만으로도 본전은 찾을 수 있는, 약간 개성있는 조폭코미디 상업영화이다.
▲ 미스터소크라테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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