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민영화 시점에 우리지주를 합병해서 일괄매각하느냐
개별로 매각하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논의가 백지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터라 광주은행 지분의 78%를 소유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와 모회사인
우리지주가 공적자금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괄매각을 추진할 경우 지역 상공인들의 인수 의도는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또 은행들이 M&A를 통한 대형화, 겸업화로 지방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마당에 소규모 지방은행들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우리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할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해 이에 대한 부담으로 분리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다행히 분리 매각으로 정부의 방침이 정해질 경우, 정부가 해외 자본보다는 국내 자본을 매각 협상 대상으로 정한다면 지역 상공인들도 유력한 후보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 지역 상공인들을 우선 협상대상으로 정하거나 헐값 인수 등의 '특혜'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인수자금 등 지역경제 여건부터 따져봐야
셋째, 지역 상공인들의 인수자금 마련에 대한 의구심이다. 광주은행의 인수금액 규모는 적게는 8천억,
많게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주머니를 털어 인수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되는지의 여부다.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내놓을 수 있는 금액이 한정적일 거라는 것. 이에 대해 추진위의 관계자는 "일반인 공모를 통해
조달하면 그리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상의로 대표되는 지역 기업들을 지역사회의 광범위한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으로 볼 수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라며 대표성에 문제를 삼았고 이 모 교수도 “지역 기업들이 광주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지도 의문스럽지만 그럴 자금이 있다면 자기 사업에 투자하고 자기 일에 충실해야지 금융자본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경우”라고 꼬집었다.
일반인 공모에 대해서도 증권회사 조 모 과장은 "액면가 5천원짜리 주식을 지역민들로부터 2만3천원에 조달하겠다는 계획은 1만원 안팎의 타 은행 주가와 비교해 볼 때 일반인들의 부담이 너무 커 시중의 유동자금이 몰릴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닻을 올리고 출항에 나선 ‘인수 추진호’가
성공적인 항해를 무사히 마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낙관하는 이가 없다. 워낙 많은 돌발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나서다 자칫 ‘해프닝’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높다. 지역의 지혜를 모으고 여론에도 귀를 기울여 올바른 방향과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