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두고 [러브액츄얼리](리차드 커티스,
2003)의 한국판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적절하지 않다. 따로 떨어져 있는 듯싶지만 사실은 연결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연출 방식은 [숏컷](로버트 알트만, 1995), [매그놀리아](폴 토마스 앤더슨, 1999) 등의 영화에서도 충분히
사용됐었다. 보편적인 영화연출의 한 방식을 차용했을 뿐, [...일주일]이 특정 영화를 흉내 내지는 않은 것이다.
[...일주일]은 [러브액츄얼리]와 [숏컷]의 장점을 모아 놓은 영화로 읽힌다. 다시 말하면 비슷한 형식을 갖춘 영화들 중에 [...일주일]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휴머니티는 강한 반면 삶의 긴장도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영화가 [러브액츄얼리]라면, [숏컷]은 그 반대다. [...일주일]은 휴머니티와 삶의 치열함 둘 다를 탄탄한 이야기구조, 그리고 유려한 연출로 아우른 수작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러브액츄얼리]와 [숏컷]의 장점을 합친 듯
영화가 영화를 재인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가사 한 대목처럼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는 감독의 정서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서가 퇴행적인 회고주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주일]을 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된다.
영화 속 ‘일곱가지 사랑’ 각각은 매우 고전적인 설정에 기초하고 있지만, 그 사랑들을 둘러싸고 있는 조건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영화 [...일주일]을 최대한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낭만적 현실주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낭만의 감동도 챙기고, 현실의 생생함도 놓치지 않은, 매우 독보적인 영화가 [...일주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