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노동자와 언론의 시각
농협노동자와 언론의 시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9.2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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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광장]이병훈 노무사

시민의소리가 장성사람들의 기사를 빌려 농협 직원의 임금의 계산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기사화하였습니다. 그 내용에 있어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으며 매우 악의적인 의도하에 작성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근로기준법이나 일반 사업자의 계산 방식과 다를 수는 있으나 금융사나 일반 공기업의 계산방식과는 동일합니다.

그러니 기사 내용처럼 문제가 있다면 이는 단순히 농협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사나 공기업 모두가 문제일 것입니다. 사실 기사의 내용은 WTO협정에 따라 이 땅의 농민은 파산 직전에 몰려 있는데 농민을 위한 농협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하에 글을 썼을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출자에 의한 농협의 직원이라고 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은행권에 비하면 낮은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같은 금융권에 비하면 억울한 부분이 많습니다. 언론이 농업이 파산위기에 놓여있는 상태에서 농협이 어떤 역할을 하여야 한다거나 농협 직원의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 미래 지향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근자에 들어 아는 내용입니다. 농협 조합장이 농협에 납품하는 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이를 직원 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명계좌에서 나간 돈의 내역을 보면 파출소 소장, 모 방송사 기자 등으로 표기되어 있어 돈의 용도가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농협의 법인 카드를 이용하여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카드깡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간부도 자신의 카드를 이용하여 카드깡을 하고 있으며 조합장은 법인 카드를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몇 분 간격으로 결재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또한 농협 조합장 선거가 기존에는 돈봉투를 돌렸는데 이제는 부정선거로 비추어지기 때문에 조합장 후보자가 출자금을 대신 납부하여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선거시 자신을 지지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면 빌려준 것일 뿐이다고 하겠지만요.

장성사람들이 본 농협 노동자의 높은 임금보다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런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조합장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하여 이러한 부조리가 전혀 외부로 문제화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단순히 높은 임금을 문제 삼으면 이러한 부조리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게 됩니다. 언론에 대한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문제점을 언론에 공개하기 보다는 방치하게 됩니다. 바로 체념입니다.

언론이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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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관 2005-09-30 03:56:13
농협직원들의 임금계산법에 관한 글을 썼던 필자로서 이병훈 노무사님이 지적한대로 언론의 역할 또는 방향에 대해 항상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농사짓는 농민이다 보니 글 쓰는 일이 서툴러 제 뜻이 잘못전달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기사에서 문제제기를 하고자 했던 것은 농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지게 높은 임금계산방식을 총회의 의결이나 또는 자세한 설명 없이 농협중앙회의 지침을 그대로 자의적으로 적용해온 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기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 취재 및 자료를 모아 사실에 입각해서 글을 썼고, 그 내용에 있어서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작성했다거나 왜곡하는 부분이 있을 수 없음을 밝히며,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제 생각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먼저 기사 내용에 있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기사의 내용 중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거나 왜곡 되었다면 이병훈 노무사님의 지적처럼 악의적인 의도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한 내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악의적이라고 표현하신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농협직원들의 임금 계산방식"에 대해서도 지역농협의 임금협상 과정을 취재하던 중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물론 현재나 당시의 농협 대의원이나 이. 감사들도 사정은 저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농협직원들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농협의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지금의 임금계산방식이 IMF이전에 농협중앙회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결국 농협중앙회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농협의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의 의결이나 논의가 없었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임금계산방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나 논의가 있었다면 많은 논란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것" 이 또한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이는 최소한 농협의 경영상태가 적자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일부 농협의 경우 경영상태가 어려워 조합원들의 출자 배당은 하지 않으면서도 직원들의 임금은 정상 지급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성과급까지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업협동조합의 직원으로서 사명감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농업 농민의 위기상황에서 농협의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자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다른 금융권에 비하면 낮은 임금을 받아 억울한 부분"에 대해서도 굳이 농업협동조합의 이념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농협이 금융권이기 전에 농민들의 생산자 단체라는 특수성 및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차이도 관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농민이 없는 농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농민의 정서에 부합하는 투명한 농협경영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기사를 작성 했었습니다. 졸렬한 글 관심 있게 읽어주신 이병훈 노무사님께 감사드리며, 그로인해 다시 한번 제 생각을 밝힐 수 있어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