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5시부터 운남중학교에서는 300여명의 축하객들에 둘러싸여 한 시간 동안 아름다운 퇴임식이 진행되었다.
"이제 겨우 역사라는 과목을 가르칠 만 한데 교단을 떠나게 되어 아쉽다"는 송교사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그는 정년이란 다만 교단을
떠난 것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학교 밖으로 공간만 이동할 뿐이라고 강조하였다.
한때 난치병으로 고생한 그는 병을 만든 이도 '나'이고, 이겨내는 것도 '나'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면서 병마를 이겨냈다며, "배고프면
먹고 지치면 쉬는 것이다."는 진리로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위해 무등산 자락에 작은 쉼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질문명에 심신이 찌든 교육동지들과
제자들이 함께 책을 읽으며 유유자적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그의 희망인 것이다.
죽호학원인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해직의 아픔을 겪은 그는 마지막 떠나는 순간에도 후배들과 동료들을 위한 걸쭉한 참교육 한판 마당을 만들어 준
셈이다. 가뜩이나 승진제도의 폐단이 크게 주목되는 시점에서 송교사의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퇴임식은 모든 교사들이 평교사로 교단을 떠날 때 훈장의
빛깔은 더 빛난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다.
길이 되는 사람, 숲이 되는 사람, 희망이 되는 사람 송문재선생의 퇴임식은 작은 울림으로 시작하여 큰 여울을 만들면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