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예는 어쩌란 말이냐”
“내 명예는 어쩌란 말이냐”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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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캐디 집단행동에 책임 물어 해고된 김지숙씨

사측의 신용정보조회를 이유로 골프장 캐디들이 집단 반발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사 측으로부터 17일 해임된 마스터 김지숙(가명. 36)씨는 "10년 동안 쌓아온 내 명예가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며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씨는 이력서를 내고 정식으로 면접을 봐서 채용된 정식 직원임에도 불구, 회사 측의 처사에 대해서는 한 마디 사과도 없이, 김 씨 본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18일 전화통화에서 "공식적으로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것도 없고 자신도 사직서를 낸 바가 없으나 새 마스터가 출근하는 등 '구렁이 담 넘어 가는 듯'한 사측의 처사에 피눈물이 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3일 첫 캐디 교육을 시작, 골프장 개장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해왔다는 김 씨는 개장을 얼마 앞두고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17일 김 씨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만 전하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사측의 태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며 분을 토했다.

김 씨는 특히 자신의 처우에 항의하며 골프장을 그만 둔 10여명의 캐디들에게도 안타깝고 마음 아픈 심정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두 달여 동안 같이 고생해온 캐디들이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일이 없어야 했건만 회사 측은 캐디들의 말은 들어주지 않은 채 집단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묻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그만둔 캐디들의 뒷일을 걱정했다.

이번 일이 주변 골프장 캐디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회사 측의 후안무치한 처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 모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고 있다는 이 모(27)씨는 "다른 골프장에서 캐디들의 신용조회를 하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예전에 비해 캐디들에 대한 인식도 경기자들과 함께 라운딩을 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회사측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해고 아닌 해고를 당한 김 씨는 "마음을 추스린 뒤 어떤 식으로든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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