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 신청하자 폐업 신고”
“쟁의행위 신청하자 폐업 신고”
  • 안형수 기자
  • 승인 2005.08.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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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 하청업체, 노동운동 탄압 논란
   
▲ 16일 오후 1시 광주지방 노동청앞에서 열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 기자회견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지회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이들이 일하는 하청업체가 폐업을 선언해 노동운동 탄압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순천 율촌산단에 위치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6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지회장 박정훈 이하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하고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470여명가운데 18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 출범했다.

이들이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하게된 이유는 지난 5월 임금투쟁을 벌이던 전기정비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직장폐쇄로 12명이 집단해고되는 사태를 빚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한 뒤인 지난 6월 27일에는 원청업체인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직장협의회 일동'명의로 노조활동에 대한 음해성 유인물이 나돌아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됐다.

비정규직 노조가 지난 7월 1일부터 10개 사내하청업체 사용자와 현대하이스코측에 교섭을 요구하자 하청업체가 이유없이 폐업되거나 노조원들이 잇따라 해고된 것.
지난 7월 6일 노조지회장 박정훈씨가 원격지인 경북 경주로 발령된 것을 비롯, 노조 사무국장인 이병용씨는 경기도 시화로, 조직부장도 경북으로 각각 전출됐다.

비정규지회 수석 부지회장과 총무부장, 문화부장, 대의원 등 비정규직 노조 간부 9명은 직무 정지 조치를 당했다.

현대하이스코의 최대하청업체인 Y사는 16일 비정규직 지회 대의원 3명과 조합원 2명 등 10명을 자택대기발령하고 5명에 대해 근무조를 변경했다.
앞서 경기도로 전출시켰던 비정규직지회 사무장도 대기발령됐다.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 하청업체들도 '경영상 이유'를 들어 잇따라 폐업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 결성준비과정에서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은 T산업과 계약해지한데 이어 7월 8일 G, 7월 29일 H, 8월 11일 w을 잇따라 폐업시켰다. 폐업후 N, J, K 등 하청업체가 새로 생겨나면서 비조합원과 탈퇴 조합원만 고용을 승계해 노동운동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달 18일 노조지회장인 박씨가 일하던 하청업체가 '경영상 이유'를 들어 폐업하면서 이회사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48명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하청업체 N사는 10일 노조대의원과 조합원을 해고했다.
지난 4월부터 폐업한 현대하이스코 하청업체는 총 4개사. 이로 인해 노동자 100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노조는 사용자측이 올해 상반기만 당기순이익 60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으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 고용불안이 연장되는 가 하면 법이 보장하는 주차, 월차 등 휴가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근무시간 또한 정규직이 4조 3교대로 주 5일 근무를 하지만 비정규직은 3조 3교대로 일해 한달에 이틀 밖에 휴일을 받지 못했다. 이들의 연봉은 정규직의 절반수준인 1천5백-1천7백만원을 받는 데 불과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다섯차례에 걸친 교섭요구에 현대하이스코 사측과 하청업체 사용자측이 불응하자 급기야 지난 4일 6시간 경고파업을 벌인데 이어 10일, 두차례 파업을 결의했다. 이들은 이번 파업을 통해 △노동3권 보장-비정규직 노조 활동 보장과 단체협약 체결 △고용불안 해소 △정규직 임금의 80% 지급 △불법파견 근절과 직접 생산 공정 정규직화 △계약해지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전남 순천시 율촌공단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정규직은 250여명, 비정규직은 15개 하청업체에 480여 명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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