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형식? 여론수렴?
열린형식? 여론수렴?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07.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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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말만 하고 간 교육부총리
광주시교육청 → 숭덕고 → 학교운영위, 교사 대상 2008대입설명회(서구학생교육문화회관) → 전남도교육청 → 전남대 → 광주전남대학총장과 간담회(신양파크호텔) → 광주전남국립대학구조개혁추진위 조찬 간담회(신양파크호텔).

   
▲ 김진표 교육부총리 ⓒ이정우 기자
21일 시교육청에서 22일 아침 신양파트호텔까지 이어진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일정이다. 정확히 하루 만에 광주전남의 교육관련 주요인사 및 기관을 모두 방문한 놀랄만한 행보이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 행보에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와의 대화자리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서구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8대입설명간담회’에 교원 및 학부모가 참가하기는 했지만 모두 개인 자격이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밝힌 이번 김 부총리의 방문 목적은 “교원, 학부모, 시민과의 열린 형식의 간담회를 통해 교육정책 전반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지역의견을 수렴”한다는 것.

교육관계자들은, 교육정책에 체계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원.학부모단체를 배제한 대화가 과연 ‘열린형식’이고, 지역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인지 되묻고 있는 실정이다.

시교육청 측에서는 “요청했으나 교육부가 반대했다”고 말했다. 전교조가 교육부총리의 광주방문을 ‘파행’이라고 단정한 근거가 여기에 있다.

당연히 ‘뭐하러 광주왔나’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오는 9월부터 부적격 교사 퇴출, 하반기 정기국회에 대학구조개혁 관련 법안 상정, 본고사형 논술고사 제재, 논술교과목 도입 등을 말하기는 했으나 이는 굳이 광주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고,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안이기도 해 부총리의 행보에 ‘새로움’을 찾기 어려웠다.

한 일이 없지는 않다. 시교육청이 요구한 광산교육청 신설과 광주예술고의 영재학교로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조찬에서 전남대와 여수대의 통합 ‘합의’를 높이 평가한 점이 ‘한 일’일 수도 있겠다.

결국 김 부총리의 촘촘한 일정 끝에 남은 것은 ‘입장’ ‘평갗 ‘강조’ 뿐이었다. 교원과 학부모가 참석한 대학입시설명 간담회는 일방적인 ‘강연’에 가까웠다. 그리고 강연의 내용은 다른 곳에서 했던 말의 반복뿐이었다.

대입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학부모는 “말할려고 왔다가 말만 듣고 간다”고 불평을 토로했고, 전체 일정을 꼼꼼히 점검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열린형식, 여론수렴과는 관계없는, 그냥 형식적으로 휙 둘러보는 관계기관 순시로 보인다.”고 김 부총리의 광주행보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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