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락치' 광주에 온다
영화 '프락치' 광주에 온다
  • 안형수 기자
  • 승인 200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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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민언련, 6월 1일 조선대서 시사회 개최
▲ ⓒ프락치 지난 20일 서울 극장가에서 개봉된 영화 '프락치'를 광주에서 볼 수 있게 됐다.지난해부터 꾸준히 영화 '프락치' 를 만든 황철민 감독과 접촉해온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공동의장 임동욱 문병훈)은 오는 6월 1일 오후 7시 조선대학교 생협강당에서 영화 '프락치'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프락치(fraktsiya)는 '밀정','간첩'이란 말로 통용되고 한국사회에서는 이른바 학원내에 공안기관원이 위장침투하거나 또는 대학생을 포섭해 학원내 수배자동향, 학생회 동향 등을 파악하는 사람들을 말한다.1983년 8월말 전두환 대통령 비서실 교육수석실이 작성한 '대학생이념순화대책추진계획서'는 소위 운동권 대학생들을 군에 강제징집한 것으로 유명한 '녹화사업'계획서이다.5.18진압군 대대장으로 참여했던 유효일 국방부차관도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으로 이 계획에 참여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다. 1984년에 녹화사업이 중단되긴 했지만 이 사업을 위해 대학가에 많은 '프락치'들이 풀렸다. '서울대 학원프락치사건'을 비롯해 1990년대 기무사 민간인사찰폭로, 그리고 이후 이어진 대학가의 프락치 소동은 '안보'를 이유로 대학가는 물론 노동 현장 깊숙히 파고든 공안기관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황철민 감독의 영화 '프락치(spying Cam.2004)'는 바로 1980년대 극심했던 우리 학원가의 프락치와 프락치를 관리하는 공안기관원 사이의 동거를 통해 암울했던 시대를 들여보고 있다. 신분이 들통난 프락치 K(추헌엽)와 그를 감시하는 기관원 권(양영조)이 찌는 듯한 여름, 지루한 일상을 벗어날 요량으로 시작한 연극놀이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들은 연극놀이를 통해 결국 "프락치도 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지만, 그럼에도 프락치 활동의 죄가 큰 탓에 벌을 받아야 한다"는 감독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이용가치가 없어진 프락치는 결국 기관에 의해 암매장되는 우울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정치적이고도 영화 속에서 은유적 흐름을 풍기는 이 영화는 올해 제34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상과 제7회 부에노스아이레스 영화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 ⓒ프락치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한 황철민 감독은 이 영화제작을 위해 1997년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제1회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선정됐지만 지난해에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완성했다.

3천만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보름만에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이 작품은 올해 키네코 작업을 거쳐 35mm극영화로 관객을 맞았다.

영화는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을 감시하던 프락치가 자신을 필요로하던 이들에게 버림받음으로서 그들의 인권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황감독은 1993년 독일 유학시절 한국에서 망명한 실제 프락치를 만났고 공작의혹을 받았던 1993년 남매간첩단사건을 결합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상영장소 입장료는 1천원, 문의.062-232-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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