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제시가 지역언론의 역할?
대안제시가 지역언론의 역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5.23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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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통해 주민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게 뒷받침 하는 것
우리지역에도 3개의 언론이 있다. 인구5만이 안되는 작은 지역에 3개의 언론이 존재한다는 것은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에 신문이 3개나 존재한다는 것이 다양한 관점의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작은 지역에 많은 언론이 존재한다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예를 들어 광주전남 지역에 13개가 넘는 언론이 존재하지만, 그 기사의 관점이나 보도내용이 대개 엇비슷해 차별성을 갖지 못함으로써, 지역민들로부터 신문이 한개 있으나, 열세개 있으나 똑같다는 뼈아픈 지적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광고와 구독료를 재정의 근간으로 하는 신문사들 사이에 과당경쟁과 신문강매, 억지광고 등 강요하는 폐단을 구조적으로 양산함으로써 지역주민과 기업들에 부담만 주는 민폐가 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어떤 신문은 구독 대상을 일반주민에 놓지 않고, 적은 부수만을 발행해 관공서나 단체 등에 배부함으로써 관공서나 단체의 일방적 홍보나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조차 있어 사회적 공기가 아닌 개인의 권력유지 혹은 사업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해, 건강하고 올바른 신문들까지 도매금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신문구독의 대상이어야 할 지역주민과 시민들은 정작 그런 신문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올바른 정도직필의 신문이 많다는 것은 더없이 바람직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사회적인 해악으로 작용하며,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만을 준다.

모두 다 아는 바이지만, 언론의 역할은 사회적 공기로서, 행정, 권력 혹은 힘있는 자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통해 지역이나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힘없는 일반다수인 주민이 그 권력과 힘에 의해 삶에 불이익을 받거나 해를 입지 않도록 자기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는데 있다.

또한 지역이나 지방, 혹은 국가와 같은 각 단위 사회구성원들의 삶과 희노애락을 담아내며 각 구성원들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주인으로서, 참여와 만듦을 통해 공동체를 밝고 건강하게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 또한 언론의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다.

우리는 언론의 존재이유 중 가장 중요한 기능과 역할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통해 권력의 횡포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그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언론의 역할이 이렇듯 권력에 대한 감시나 비판에 있다보니, 그 구조관계상 권력과 힘은 언론의 눈치를 보게 마련인데, 이는 언론이 권력에게 또 다른 힘으로 작용할 개연성을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언론이 특히 지역언론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 권력화의 개연성이다. 지역언론에 대한 바른 관점, 철학이 결여된 채 언론활동에 나서거나, 언론의 역할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없이는 이 권력화 개연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우리는 시골시군의 지역언론들 중에서 이 함정에 빠져 또 다른 권력으로 지역에서 행세하는 사이비 언론들을 흔히 목격한다. 민폐를 끼치거나, 완장을 차고 으시대거나. 사이비 언론의 공통점은 바로 이런 모습들이다.

이러한 언론들은 지역을 변화발전시킨다든지, 주민자치의 질을 향상시킨다든지, 공론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든지, 올바른 지역인재를 육성한다든지, 지역유지나 토호들이 장악해 버린 권력을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역할 등을 기대 할 수 없다.

오히려 수십년 동안 기반을 다지며 공고해진 얼마 안되는 유지와 토호세력에 빌붙어 그들과 권력이나 물질을 나누는 것으로 만족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언론에 어떤 기대를 걸 수 있겠는가?

특히 시 군단위 지역신문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비판과 감시에 익숙하지 못한 지역유지와 토호세력들은 처음에는 지역언론을 귀찮고 성가신 존재로 여기다가, 자신의 기득권 유지 기반이 흔들리면, 지역언론을 포섭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권력화의 개연성에 심지를 박아 그 지역언론을 기득권층으로 흡수하는 기득권 유지 전략인데 이 달콤한 유혹에 놀아나는 지역언론들도 우리는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자주 목격한다.

함정이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이미 주민들의 눈에 그들 또한 변화를 두려워하는, 주민에게 권력이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런 권력으로 낙인 찍혀, 그 이미지를 지워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권력화된 언론은 겉으로는 객관성을 유지하는 척 위장하며, 권력에 빌붙어 다양한 방법으로 나눠먹기를 시도하는 한편, 언론에 약한 행정에 대해서는 간섭과 강요를 일삼는다.

예컨데, 행정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통해, 그리고 사례제시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대안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대안(?)을 만들어 그것을 체택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간섭의 대표적인 사례다.

행정은 행정이 하는 것이고, 언론은 그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통해 그 행정이 주민에게 불편이나 피해가 없도록 하고, 바른 정책과 바른 집행이정이 이루어지도록 역할을 하면 된다. 그게 언론이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다.

그러나 권력화된 언론은 자신을 마치 집행기관의 상위구조에 위치한 자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강요하며,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자신을 권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부린다.

행정은 행정기관이 하는 것이고, 잘못된 정책입안과 집행에 대한 반성과 바른 대안의 모색 또한 행정스스로 해 나가야 할 일이다. 언론은 이것을 감시하고 지적하고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된다. 그러나 오만에 빠진 권력화된 언론은 이것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착각한다.


더욱 문제인 것은, 선거에 개입하는 것인데, 자신이 권력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권력화된 언론은, 지역주민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만족하지 못한다.

또한 공론의 장으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권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허세를 부린다. 그러면서 이제 자신의 기득권유지를 위해 교묘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구미에 맞는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한다.권력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없으니, 그것을 함께 획득해 나눠먹자는 식이다. 이런 언론의 경우 정보를 왜곡하고, 부풀리는 작태를 서슴치 않는다. 역사적인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더 나쁜 것은 권력에 기생하는 언론이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물질적 토대를 갖추지 못한 지역의 개인 언론들의 경우, 그 유지수단으로 권력의 손발을 자임하고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이런 언론을 이미 언론이라는 범주를 벗어난 언론으로 규정한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운동과 지역언론운동의 오랜 경험을 가진 이철우 전 국회의원과 김두관 전 남해군수의 메시지가 지역언론을 바라보는 주민이나, 지역언론 종사자들에게 명답을 주고 있다고 본다.

두사람의 메시지를 덧붙이며 이 글을 마친다.
"지역신문은 지역유지와 결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신문이 특정한 후보의 자본에 이끌려 가는 것도 지역발전과 신문의 발전을 위해 경계해야 한다." - 이철우 전 국회의원

"지역신문은 지역의 모든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권력과의 유착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립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신문은 주민들이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후보들을 알릴 의무가 있지만 결코 이해관계에 있는 특정인에게 치우쳐서는 안 된다"  -김두관 전 남해군수

/김기성(장성 사람들 주필) jibeza@jspeo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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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님 2005-05-26 18:12:52
이 글이 본래 장성이라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쓰여진 글이이라서 광주시민이 수긍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도 있을 겁니다.
위에 글을 쓴이가 얼마전 담양에서 있었던 "시군단위(특히 군단위) 자그만 지역신문들의 역할" 강연을 통해 김두관씨와 이철우씨가 했던 말을 인용한 것 같은데.
위의 글 중에 이 두사람의 의견만 인용을 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시골군단위의 지역신문 종사자이니까요.

글쎄 2005-05-26 10:51:29
글 논리는 좋지만 인용인들이 국회의원 등 정치인인게
볼썽사납군요.

특히 김두관에 대한 평가는 지역에 가서 한번 들어보시죠.
남해신문 대표할 때 어떻게 했는지, 진짜 권력에 대한 비판이었는지.
자신이 출마할때... 어떤 논리였는지...

김두관이 마치 언론개혁의 대명사처럼 보는 사람이
언론계의 경험이 적거나, 식견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요즘 학계의 주류 이야기 랍니다.

정치인들 인용보다는 학자나, 시민단체 인용이 더 타당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시민의 소리께 한마디...

왜 초기화면에 열린우리당의 계보로 분류되는 우리힘닷컴이
링크되어 있는지?

시민의 소리도 똑바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