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그 이면은 보지 않는 언론
개발 그 이면은 보지 않는 언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4.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문뒤집어보기]J프로젝트 보도
대상:광주일보, 전남일보, 무등일보, 전남매일
모니터 기간:2005년 1월 10일~4월 15일

2005년 초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 이어 정부와 전라남도는 서남해안지역에 세계적 규모의 관광레저시설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J프로젝트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1월부터 4월까지의 관련보도를 살펴본 결과 정부 및 전라남도의 개발 계획 발표에 따라 이 지역 언론들은 ‘전라남도와 나라의 미래를 약속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라는 홍보에 치중한 발표기사가 많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환경단체가 사업의 투명성과 주민참여 문제, 세계최대의 골프장 건설과 같은 환경파괴적 개발을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지만 어느 신문도 이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언론매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는 권력의 감시와 균형잡힌 보도를 꼽는다.
J프로젝트 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해당 지역주민들뿐 아니라 전남도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이 지역 언론들은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사업의 투명성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보도하는 공정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 인용 J프로젝트 추진 부각

지난 1월 13일 노무현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중 ‘올해 안에 서남해안에 대규모 관광레저단지를 선정해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을 특화시켜 이 지역 신문 대부분은 14일과 18일자에 “J프로젝트 연내 구체화” “서남해안 레저도시 연내 착공”을 톱기사로 뽑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중 “J프로젝트 연내 구체화” 발언과 정동채 문광부장관과 박준영 전남지사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서남해안 개발사업 추진계획안의 내용을 톱기사로 내세운 것이다.

노대통령 모두 발언의 요지는 올해는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이었으나 이 지역 신문들은 “올해 중에 서남해안 등에 대규모 관광레저 단지를 선정, 사업이 구체화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내용만을 부각시켰다.

전남일보와 무등일보의 경우 14일 사회면에 ‘노대통령 연두회견 지역민 반응’을 실었다. 전남일보는 [“민심달래기 아닌 실천 이어져야”]라는 제목으로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지역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대통령 발언에 대한 기대감만을 싣고 있다.

반면 무등일보는 [“J프로젝트 가속도” 환영]이라는 제목으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반응을 담고 있다. 기사 말미에 “일부환경단체와 주민들은 “J프로젝트가 환경파괴 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 및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미흡하나마 반대의 의견도 전하고 있다.

전남도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인 J프로젝트에 대통령까지 확고한 개발의지를 표명해 J프로젝트 추진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자 기대감에 부풀어 직간접 생산유발효과만을 고려한 개발 분위기만을 강조할 뿐 골프장 난개발을 비롯한 환경파괴 논란과 부동산 투기 과열 등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J프로젝트는 이 지역에서 초대형 관광신도시건설을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규모의 사업비용을 투자하게 될 사업으로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일보는 이 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유독 오랜기간 여러 지면을 할애하여 J프로젝트 사업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로 전남일보 14일 1면 ‘서남해안 관광레저단지 연내 구체화’, 18일 1면 ‘영암 해남 일대 서남해안 레저도시 300~500만평 1단계 연내 착공’ 19일부터 22일까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가 뜬다]라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해 3회에 걸쳐 서남해안 복합레저도시의 개발방향과 정책, 대응전략, 향후 진로와 과제 등을 싣고 있다.

기획기사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가 뜬다] 등 대체적으로 사업의 정당성을 호의적이고 희망적으로만 보고 있다.

더구나 23일자의 사설 [레저도시-화원단지 연계개발해야]의 경우 21일 1면 톱 [‘J프로젝트, 해남 화원 관광단지 사업 대부분 중복 재조정돼야’]와 3면 [“해남화원단지 J프로젝트 포함돼야”]와 같은 맥락의 사설로 두 사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는 없이 방대한 프로젝트에 화원관광단지까지 포함하여 사업을 더욱 부풀리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에 앞서 전남매일의 14일자 사설 [J프로젝트의 과제]에서는 프로젝트가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추진과정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이 사설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것들은 땅투기로 인한 매각문제, 개발이익의 분담, 환경문제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사업비 전액을 외자유치에 따른 문제들도 지적하고 있어 적절한 지적이라는 평가다.

광주일보, 금호 J프로젝트 참여 부각

금호 아시아나가 J프로젝트 사업에 국내기업으론 최초로 참여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광주일보는 지난 2월 18일 이를 1면 톱기사로 뽑아 부각시켰다. 3월 11일자에도 [전경련, J프로젝트 참여 결정]을 제목으로 뽑고 [금호 등 4~5개 업체 주축 ‘시범사업추진단’ 구성키로]를 부제목으로 뽑고 있다. 광주일보 백인호 사장이 금호종합금융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과 연관시켜볼 때 사기업과 언론의 연관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사업의 투명성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 지적 비중있게 보도하는 공정한 태도 보여주어야

지난 4월 11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J프로젝트)에 참여할 국내외 투자그룹과 기본합의서(MOA)가 체결되는 등 J프로젝트 추진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 지역 신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많은 지면을 할애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지역 거의 모든 신문들이 건설업체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성격상‘개발 논리’를 대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관련기사]

광주일보 4월 12일 [J프로젝트 참여 컨소시엄 대표 3인 인터뷰]
4월 18일 J프로젝트 시동 [박준영 전남지사에게 듣는다]


지난 3월 29일 광주의 문화수도 사업과 전남의 J프로젝트가 연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알리기위해 제1회 문화산업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20일에는 창사53주년 특집 [광주문화중심도시-J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정동채 장관으로부터 두 사업의 추진상황과 향후 정부 계획을 듣는 인터뷰를 싣고 있다.

전남일보 12일 1면 [J프로젝트 본격시동], [J프로젝트 무안 기업도시 유력]
3면 J프로젝트 MOA체결 의미와 과제 [장밋빛 청사진 구체화]
무등일보 12일 1면 [J프로젝트 본궤도]

한편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6일 J프로젝트 사업반대 관련 긴급간담회를 갖고 투명성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관련서류 공개 촉구, 환경 생태학적인 문제뿐아니라 해남과 영암 등 지역공동체 파괴 우려 등 대응책 마련을 촉구키로 의견을 모으고 12일 전남도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하지만 이 지역 신문 대부분은 13일자 사회면에 [J프로젝트 반대]라는 제목으로 환경운동단체와 해남골프장건설 반대모임 등으로 이루어진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의 시위 사진만을 내보내고 있을 뿐이다. 광주일보,전남일보,광주매일은 이마저도 싣지 않고 있다.

전남일보의 경우 13일 사회면 톱기사로 [‘개발이냐’‘환경이냐’-프로젝트마다 지자체-시민단체 마찰]을 싣고 있는데 정부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정책에 대한 사업주체와 환경단체간의 갈등을 지적하는 기사다. 얼핏보면 양비론적인 논조라 생각되지만 기사내용을 살펴보면 ‘전남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의 지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대형 개발계획’을 대안없이 반대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내포되어 있고,전문가의 조언을 인용해 “환경단체가 개발의 중심에 서는 대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개발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해소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같은 논조는 14일 사설 [J프로젝트 대안없는 반대 안된다]를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인 J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 환경단체는 더 이상 발목을 잡지 말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언론매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는 권력의 감시와 균형잡힌 보도를 꼽는다.
J프로젝트 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해당 지역주민들뿐 아니라 전남도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 참여는 기타 지역의 모든 국책사업의 진행과정과 논란에서 보듯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지역 언론들은 각종 개발정책이 국토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시민-환경단체가 제기한 사업의 투명성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비중있게 보도하는 공정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민언련 신문모니터분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