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후 21년, 학살자들은 어디로 갔나
5.18 이후 21년, 학살자들은 어디로 갔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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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수 시민기자
암매장 시체들 아직도 찾을길 없는데
학살 반란 주범들은 너그러이 사면되고
경찰 경호받는 아이러니라니...


5.18 광주학살에 대한 청문회가 있은지 십여년이 지났다. 그리고 학살주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도 있었다. 학살당한 원혼들이 묻혀있는 망월동은 기념공원으로 되고 묘역도 새롭게 단장되었다. 학살극의 피해자들은 4차에 걸친 보상이 있었다. 그러나 미궁속에 빠진 암매장지에 대한 확인작업과 정확한 사망자추산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트럭에 실려 간 그 많은 시체들은 어디로 갔을까?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외치며 투쟁했던 지난 20여년은 과연 얼마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로 압축되는 '역사청산'에 부끄럼이 없는가.

이젠 정녕 5.18은 기념식이 아니면 지겨워져버린 광주의 아킬레스건일까? 이제 5월을 따사롭게 맞이할순 있겠지만 해방후 단 한번도 민중의 반역자 애국의 길에서 매국의 길을 걸은 자들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학살극을 자행했던 범죄자는 그저 전직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계산에 의해 석방되고 말았다. 권력을 가진자는 단 한번도 처벌되었던 역사가 없다. 서슬퍼런 군부독재의 칼날을 민중들에게 들이댔던 그들의 오늘은 그 옛날의 오늘과 다르지 않다. 여전히 정부가 고용한 경찰에 의해 보호를 받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다.

인적청산 안된채 유공자 법도 표류
그들이 처벌받지 않는 한  5.18은 끝나지 않았다

4.19를 기념하고 의문사 진상규명을 받고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되거나 고문당한 이들이 보상을 받고 하지만 만행을 저지른 자는 아직도 국립묘지에 묻혀있고 그의 기념관까지 국고를 지원해서 만들겠다고 난리다. 기념관을 만들어야한다고 하는 논의자체가 국제적인 망신거리다. 그의 딸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대목이다.

5월이 다가오지만 우리가 꽃한송이를 들고 망월묘역에 갖다두고 고개숙일만큼 여유가 있진 않다. 왜일까? 4.19를 짓밟아버린 독재자와 4.19추모가 양립하듯 친일파의 행위가 애국적 가치로 추앙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안에 5.18도 함께한다. 어제 문화방송 시사 2580 이상호기자가 폭로한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행정 자치부의 태도와 우리의 모습에서 이런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그들은 수십명을 죽이고 두들겨 패고 가두고 고문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역감정까지 악용하여 나라를 이모양으로 만들고도 훈장을 받았다. 학살을 한 댓가로 받은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사법처리는 그저 그들을 법정에 세웠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어떤 의미의 인권인지는 몰라도 우리의 인권대통령은 그들을 너그러이 사면해주셨다. 그들이 저지른 비리에 대한 추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호화스런 주택에 경찰들의 경호를 받고 시시때때로 대통령과 여야의 정치인들이 찾아가 국정을 논의하고 협조를 바란다는 쇼까지 부린다.

명백히 학살과 반란으로 규정된 수괴인 전두환이 5.18과 12.12쿠데타와 관련하여 받은 훈,포장을 치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는 '선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미루고 있다.

도대체 법조항에도 명시되어있는 사항을 선례를 이유로 집행하지 않는다니 어처구니없다. 그렇다면 우리 법은 조항이 있음에도 선례가 없으면 처벌하지 못하는가? 이건 국가의 명백한 직무유기행위이고 범죄자에게 재범의 기회를 주는 것밖엔 되지 않는다.

김대중정부가 진정 인권을 부르짖고 5.18희생자와 민주화운동유공자들에 대한 보상 또는 왜곡된 역사바로세우기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전두환 노태우등을 비롯한 역사의 범죄자들의 훈포장을 깨끗이 치탈하라.

인적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치꾼들의 계산에 놀아난 5월, 처음으로 열리는 올 마라톤은 얼마나 그 끝이 멀어보일지 모르겠다.

안형수기자는 대안언론에 관심을 갖고 인터넷 매체 등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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