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은 습관성
파행은 습관성
  • 강기정
  • 승인 2004.11.03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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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의원 윤리위원회 강화’의 법적 방안을 강구

17대 첫 정기회가 6일째 파행 중입니다.
국회 파행을 처음 경험한 초선의원으로서 처음에는 당혹스럽고 무기력했습니다.
텅빈 의사당 회의장을 2-3시간씩 지키고 있노라면 ‘파행소식’에 실망하여 손가락질 할 주변의 지인들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애 타던 처음의 마음도 약해지며 ‘원래 국회는 파행의 연속’이라는 위안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도부만 바쁘고 의원들의 상당수는 담담하게 이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여야는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찾으려 하나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내일도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오직 시간만이 해결해주려나 봅니다.

어렵사리 얻은 저의 대정부질문이 내일인데 보나마나 물 건너 간 듯합니다.
국감 이후 곧바로 쉬지도 못하고 준비한 대정부질문을 해보지도 못한게 서운합니다만 그 놈의 대정부 질문 제도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과연 대정부 질문이 필요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파행 원인은 결코 이 총리의 발언에 있지 않습니다.
늘 해오던 습관성입니다.
파행의 원인은 구태에 있습니다.

그 구태를 16대 국회에서 찾아보았습니다.
4년 동안 35회(정기회 4회)에 걸쳐 총 1251일(정기회 400일)이 회기였습니다.
그 중 상임위가 열리는 날은 확인 할 수 없으니 빼고, 본회의가 열리는 일수는 215일로 전체 회기의 17%에 불과 했습니다.

상임위 회의를 생각하더라도 비효율과 구태의 모습을 지적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5회의 임시회는 하루도 회의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공전되었습니다.
매번 이유는 약간씩 달랐습니다만 결국 비방과 비난이었습니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비겁하게 쏟아 낸 말이 문제였습니다.

2000년 9월 정기회에서는 한나라당의 ‘노동당의 2중대’ 발언이 문제였으며,
2002년 7월 임시회에서는 한나라당의 이규택 총무가 ‘민주당은 빨치산 집단’이란 발언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003년 6월 임시회는 한나라당의 이상배 의원이 ‘등신외교’라는 발언이 문제가 된 바 있었습니다.
2003년 9월 한나라당의 심규철의원의 ‘카더라’ 발언이 문제가 되어 파행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모두 말 때문입니다.
그 중에는 2000년 9월 정기국회 회기 중에는 한나라당의 장외 투쟁도 있었습니다.
또 방탄 국회를 위해 회기만 소집하고 회의를 열지 않는 경우도 217회 임시회와 245회 임시회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파행 원인도 구태에 있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말에 있습니다만 의원의 면책특권을 이용한 비겁한 정치 공세에 있습니다.

이번 파행은 17대 회기 중에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라는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민생입법과 개혁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생겨날 수 있는 파행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파행을 진정 해결하는 것은 두리 뭉실한 유감 표명이 아닙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의원 윤리위원회 강화를 통한 의원 자질 함양’의 법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는데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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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2004-11-05 1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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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16대 국회에서도 국회파행 정국은 항상 다수당 한나라당의
주둥이가 문제였었고
지금 17대 국회에서도 국회파행 정국은 항상 다수당 열우당의
말버릇이 문제였다는 결론이 도출되네요....

열우당의 생리를 가만히 관찰해 보면 노무현의 말버릇을 포함해서
언제나 문제의 원인 제공자에 대해서는 지극히 관대한 입장을 보이고
상대방이 반발한 결과가 초래하는 가시적인 파국의 현상만을 가지고
말을 하고 있더군요.

"지금의 파행 원인은 결코 이 총리의 발언에 있지 않습니다." .... ?

당신이 국무총리였다면 그런 식으로 국회의 대정부질문에 답변하시겠소?

상대방이 시비를 걸더라도 피해가는 지혜로 정부의 정책적 입장을 전하는
기술은 정치적 신분인 국무위원들에게 권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시유 ?

너무 속 보이는 아부성 기고문은 고만 두십시다.
이래서 당신들 열우당 지지도가 동반 추락하는 걸 느끼질 못하는 거유?

걱정되유. 앞으로 4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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