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상과 지하에 '빗물 샌다'
광주 지상과 지하에 '빗물 샌다'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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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 준공식 끝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빗물 새나"

개통한지 석달도 안된 광주지하철 역사 곳곳에서 물이 샌다. 고속철도 시대를 맞아 개축공사를 마친지 역시 석달이 조금 지난 광주역도 천정에서 빗물이 새고 있다.

장마전선에 따른 폭우가 내렸던 지난 14일. 광주지하철 금남로4가과 소태역 등 일부 역사에서 비가 새거나 빗물이 스며들어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긴급 보수작업에 나섰다.

▲ 빗물이 새어 보수중인 금남로 4가역 ⓒ이광재 기자 금남로 4가역의 경우, 기존의 충금지하상가와의 연결통로구간 천정에 설치된 유도배수로가 집중호우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역사 천장 아래로 빗물이 쏟아져내렸다.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은 천정 일부를 뜯어낸 뒤 누수 현장 주변에 비닐을 펼치고 모래 주머니를 비치하는 등 분주했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부실공사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지하철공사측은 당초 유보배수로의 용량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 기존의 50mm 짜리를 100mm짜리로 교체키로 했다. 증축한 광주역사도 빗물 새7일 오전 본지 사무실로 한 시민이 전화를 걸어왔다. "광주역에 비가 새고 있습니다. 공사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래도 되는 겁니까."국지성 강한 소낙비가 한 차례 퍼부은 뒤였다. 현장에 달려가보니 대합실 천정과 역 뒤편 중흥삼거리를 연결하는 이동 통로 천정에서 물이 새는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해 등장한 게 양동이들이었다. 광주역 관리담당자는 "준공식을 가지긴 했지만 아직 실질적 공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배수구나 실리콘 처리 등에서 문제가 발견돼 보수작업이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중종합건설 측에서도 "일단 광주역의 영업에 큰 지장이 없도록 해놓은 상태이며, 비가 그치는 대로 보수공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롭게 단장한 광주역사에서 양동이로 빗물을 받는 모습을 봐야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 광주역 대합실에 놓인 양동이
대합실에서 서울 기차를 기다리던 시민 정현모씨(42. 북구 일곡동)는 "외래 손님들에게 광주역은 광주의 얼굴과 같은데, 아무리 작은 빗물이라지만 빗물 받치는 상황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저렇게 새는 빗물처럼 세금도 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앞서 광주역은 2001년 12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모두 163억원이 들어갔으며,  고속철도 개통 닷새 전인 지난 3월 27일 준공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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