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고라니 목격 증언...이동통로 막힌 어미와 새끼 생존권은?
무등산 산자락을 끊는 아파트 시공으로 야생동물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 좁고 깊게 패인 자국 모양으로 보아, 고라니의 것으로 추측되는 발자국이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이광재 기자 | ||
또한 숲 내부의 찰진 흙과 주민들이 조금씩 개간해 놓은 밭에서 고라니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예상보다 험한 가시덤불의 저항, 그리고 인력 부족 등으로 이날 더 이상의 현장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고라니의 존재는 이곳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들에겐 낯선 얘기가 아니었다.
현대 아파트 주민 김모씨(45)는 6일 "휴일에 집에 있다보면 아파트 뒷편 숲에서 어미와 새끼 두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 외에 아파트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 역시 고라니를 직접 봤거나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한 주민은 "그 고라니는 저 아래 동구청소년 수련관 근처에 사는 사람이 자기가 집에서 기르던 것인데, 가끔 그 숲으로 도망가기도 한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방목설'의 신빙성에 대해선 둘째 치더라도, 그 역시 고라니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또한 101동 경비실 관계자도 "내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아파트 주변 숲에서 야생 고라니의 모습을 보았다는 주민들이 많다. 그러나 정확히 몇 마리인가에 대해선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야생고라니의 출현설을 뒷받침 했다.
이와 관련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김희송 사무국장은 "무보협 회원들로부터 이곳에 야생 고라니가 출현한다는 얘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그런데 최근엔 대주건설의 아파트 시공현장이 현대 아파트의 옆으로 이어진 숲을 잘라놓는 바람에 앞숲에 들어갔던 고라니 가족이 고립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들과 주민들 얘기를 종합해보면 어미 고라니와 2마리정도의 새끼들이 함께 고립된 채 숲에서 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라니는 보호종은 아니다. 일부 산간지역에선 먹이를 찾아 산아래로 내려왔다가 밭농사를 망치는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심 근처에서 야생동물이 사람들의 개발 때문에 고립돼 있다면 생존권정도는 보호해줘야 하지 않을까.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무등산에는 고라니를 포함해 고슴도치, 두더지, 너구리 등의 야생포유류 15종이 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리사무소측 관계자는 "지난 98년 조사당시 고라니는 무등산 시내쪽 보다 동북방향, 광일목장 쪽에서 더 많이 산다고 보고됐다 . 그쪽이 사람의 발길이 뜸하고 숲생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동쪽에서 고라니가 발견됐다면 아마 서식지라기 보다는 이동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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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이 네게 응원하는 소리인줄 알아라....
너의 내 발이 묶이지 않는 그런 곳이
바로 광주의 무등산일줄 알아라.....
우리가 있는한 고라니야
너의 자유가 파랗게 퍼질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