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관광, 벗기면 더 많이 올까
남도관광, 벗기면 더 많이 올까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6.12 00:00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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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여름 관광안내책자 ...표지사진의 컨셉, 선정성 논란

▲ 최근 전남도가 발간한 관광안내책자 '남도스케치'의 내용 일부 전라남도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안내 책자를 발간했다. 하지만 표지를 둘러싼 선정성 및 부적성 논란이 일면서 남도관광의 의미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남도로 떠나는 여행의 벗"이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1일 전남도가 발간한 82쪽짜리 '남도스케치-여름이야기'. 이 책에는 전남이 추천하는 도내 베스트 여름 여행지들이 교통편, 음식업소 등과 함께 상세히 소개돼 있다. 또한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나 맛있는 음식 등에 대한 정보도 가득하다. 책 마지막에는 전남관광지도까지 곁들여 외지인들에게 남도의 매력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표지그림. 푸른빛 바다를 배경으로 백사장을 거닐고 있는 비키니수영복 차림의 두 여인이 웃고 있다. 다시 두세장을 넘기면 이 여인들의 백사장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두 면 가득히 펼쳐져 있다. ▲ '남도스케치' 표지.
이 책자를 접한 여성단체에서는 '성상품화'라며 불쾌한 반응이다. 

광주여성민우회 전진숙 사무처장은 11일 "전남의 문화와 관광을 팔겠다는 것과 여성의 벗은 모습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는 전남 여성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일본인들을 위한 한국 기생관광 안내책자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다"며 "더욱이 자치단체에서 이런 마인드로 관광행정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은 관광관련 전문가진영에서도 나온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여행전문가는 "남도의 문화관광 자원은 천혜의 자연과 독특한 문화 및 역사로 대변할 수 있는 것으로 배움과 휴식이 어울리지, 결코 요란스런 피서지의 이미지가 아니다"라며 "이미지 홍보를 하면서 남도만의 특색있는 여름여행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자칫 남도의 관광문화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여름책자에서도 수영복차림의 여성을 표지모델로 내세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남도청은 '웬 호들갑이냐'는 반응이다. 
책자를 제작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여성들의 비키니 모습은 한국의 여름 해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일 뿐이다"면서 "단지 책자에 대한 독자의 접근을 쉽게하기 위해 이같은 이미지를  전면에 세웠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과거 자치단체의 안내책자가 시대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너무 고루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면서 "여름철 여행의 주요고객인 30~40대를 타깃으로 한 공격적 관광마케팅 차원에서 이같은 기획을 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전임 박태영지사에 이어 신임 박준영 지사 체제에서도 경제살리기의 주요 방안으로 문화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있다.
박준영 지사는 지난 7일 가진 취임식에서도  "도민에게 긍지를, 후손에게 풍요로움을 주는 힘 있는 전남건설"을 도정운영방향으로 하고 이를 위한 역점시책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관광산업 집중 육성' 등을 제시했다.

전남도는 또한 외지 관광객유치를 위해 매 계절별로 남도의 특색을 홍보하는 안내책자를 제작해 각 여행사나 자치단체 관련부서 등에 보내고 방송계 제작진을 직접 불러들여 드라마나 영화배경에 남도의 모습이 한 장면이라도 더 나오게 하기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번 책자도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2만부를 제작, 전국 각 언론사와 자치단체, 여행사 등에 배포하고 있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모델도 도청 여직원 가운데서 찾았다.

그럼에도 이번 책자의 표지가 불러일으키는 논란은, 전남도의 자연과 문화를 토대로한 관광행정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호남대 광고홍보학과 홍영준 교수는 "광고기법상 표지 그림은 책자 전체의 내용을
   
▲ 지난해 전남도가 발간한 여름 관광안내책자 '다도해'의 표지.
핵심적으로 함축한다"면서 "하지만 이 표지를 보면 '남도스케치'라는 말을 '동해안 스케치'라거나 '해운대스케치'라고 바꿔도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남도만의 대표성 있는 개념이 아닌 단지 눈길을 잡아당기기 위한 표지로 보인다"면서 "적어도 지역의 홍보인데 지역의 정체성을 분명히 나타내는 커버가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의 이경희 간사도 "지금 남도의 보성 차밭이나 다도해 등이 관광의 유명지로 떠오르는 것이 과연 벗기는 홍보를 했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비록 표지와 일부 사진이 불러일으킨 논란이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의도는 일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관광행정과 세일즈 행정이 가진 함정은 없을까. 경제살리기라는 명분 앞에 모든 행정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

관광객유치는 중요하다. 전남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형태의 관광전략이 과연 신임 박준영 지사가 취임사에서 밝힌 '도민에게 긍지'나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관광산업'지향과 일치하는지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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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2004-06-24 13: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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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린지 개구린지
아뭏든 계속 개골개골 한다.
개굴개굴하는 놈들도 있다.
개골개골은 암컷이고
개굴개굴은 숫놈의 울음소린 모양이다.
우물 속에서 공명이 되어 더 크게 들린다.
동네 시끄러워서 우물에다 뚜껑을 해 닫아야겠다.

식당 주인이 손님들 식성에 맞는 음식이 아니라
주인 입맛에 맞는 음식만을 내놓는 식당이라면
누가 그 식당에 갈까?
주인 식성에 길들여진 자기 식구들만 그 식당에서 먹겠지...

그림 장사가 손님들이 찾는 그림을 갖다놓고 파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갖다 놓고 팔면 누가 그 그림을 사갈까?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

멀었다. 2004-06-23 19:38:55
우리 사회는 많은 정보와 넘실되는 동영상,그리고 사진영상물로
도배가 되어 잇다.여느 잡지 표지들도 이런 표지로 어필이 되지 않는다..

진정 우리도의 관광지를 홍보하고 현지에 있는 도민들에게 이익 창출을
기대한다면 이런 표지로는 되질 않는다.

특히 사적인 이익이 아닌 공익이 우선 되어야 하는 관에서. 그 누구도
눈여겨 보지도(식상해하는) 않는 그리고 외면해 가는 현상에 도 홍보지 표지 모델에 여성 비키니 모델이 어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여느 해수욕장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어린 딸 아들 3대가 모여 수영복 차림으로 망중한을 즐기는 사진이 더 좋지 않을 까 한다.

전라남도가 도의 관광지를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의 현지인의 소득에 마이너스를 주는 홍보 표지 라고 본다.

잠이 오니 전남도 여름 관광안내책자 만든 이들아...
아마 그대들은 부산 해운대로 여름 휴가 갈것 같은데..........

여름여자 2004-06-21 15:58:53
남도 스케치를 보는 사람은 남자인가? 독신 남자를 대상으로 만들었남요?

여행 2004-06-21 12:38:59
참 속이 터진다.
비키니가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의 발상이 문제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 돈이 우선이라지만 앞의 글을 읽다보면 돈을 벌기 위해서 관광을 유치하기 위해선 어떤 상품도, 소재도 가릴필요가 없단 말인가?
여기저기서 얻어맞는 공무원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관광객 2004-06-20 17:10:39
.

농업이나 수산업을 주종 산업으로 하는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자들을
통제 억압하는 방식으로 사회질서를 - 남녀간의 질서를 - 유지해왔다.
그렇게 교육해왔고 의식화시켜왔고 세뇌시켜왔기 때문에 여성 자신들이
여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오질 않았다. 그래서 여성인 엄마가 여자인 딸을
낳으면 걱정스러워했고 아예 더러는 싫어했다.
이런 젠장할 ....

그런 사회에서는 여자가 옷을 벗을 모습을 손가락질하는 척 했다. 서로들
슬금슬금 훔쳐보면서 겉으로는 질서유지 어쩌고 하면서 주접을 떨었다.
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그것이 본질과 다르게 주접 떠는 일이었음을 안다.
못생긴 여자 쪽에서는 열등의식의 발로도 한 터럭 정도 있으리라.

산업사회가 되고 정보사회로 이전이 되는 시대에서는 관광산업이 또 하나의
주력 수익사업이 되는 사회가 가능하다.
여기서는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누구의? 제공자의 의식이 먼저다.

성을 상품화 하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남녀의 대결이 아닌, 우리의 자원이 무엇인가, 하는 것과, 이것을 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들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것들이 전혀 다른 개념에서
(즉, 주접 떨지 않는 관점에서) 총력 공세의 개념에서 시장과 소비자와
관광객 잠재 후보 대상자들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홍보자료의 표지와 속지의 사진의 구도 배치가 세련되지 않았다거나
문자의 디자인과 전반적인 칼라 코오디네이션이 매끄럽지 못하다거나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지 이게 무슨 말이 되지

왜 여자 옷만 벗기고 남자 옷은 왜 안벗기냐, 는 식의 비판은
정말이지 이곳 사람들이 관광산업의 마인드가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게
의심스러워진다.

왜냐하면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경치는 아프리카가 더 멋진 곳이 많지만 사람들은 관광하러
아프리카를 찾는 게 아니라 (왜냐면 사람들이 멋대가리가 없어서...),
먹거리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끝없는 모래사장만 깔린 버지니아 비치에
가서 느긋하게 갈매기 구경이나 하다 오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미국의 유타 주는 주 전체가 아무 것도 업는 온통 사막 뿐이 주이다.
여기서 주 정부가 살아남는 길은 관광 밖에는 없다.
그래서 그들은 (전혀 우리가 권할 만한 방식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유일하게
도박과 매춘을 합법화시킨 주가 되었다.
세상 온갖 곳에서 몰려드는 미친 놈들과 미친 년들의 미친 돈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들을 안심하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결국은 관광산업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돈만 많고 할일 없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돈 다 쓰고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
막강한 경찰력을 키워 미국 제일의 안전한 주가 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거기 사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내가 보기엔 온통 사막뿐이 뺑 둘러 있는 게 없어서 재미 없을 것같은데)
살기가 참 편안한 곳이란다.
그래서 유타주에 사는 게 자랑스럽고 좋단다.
나무도 거의 없는 멋대가리 없는 산에서 세계최고의 스키 선수들을 키운다.
끝없이 막막한 소금사막 옆에는 자동차경주 전용트랙이 건설되어
무진장한 스포츠 관련 산업연관 효과를 창출한다.
이런 젠장할...

전남 도청에서 외부 홍보를 먼저 할 게 아니라
내부 도민들의 농경사회 의식구조를 먼저 개조하는 홍보를 우선해야 할 듯 ...

참, 할일이 많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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