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목도 논란 대주건설 아파트공사 중단
입목도 논란 대주건설 아파트공사 중단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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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동구청, 대주건설측에 공사중지 요청

자치단체 문제해결에 나서나...무보협, “동구청, 대주 일단 환영”

무등산 자락 입목도 조작논란으로 관계공무원등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시 동구청이 사업자인 대주건설측에 최근 공사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청의 이같은 조치는 입목도 논란이 시민단체와 사업자간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됨에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던 동구청이 기존의 태도에서 변화를 보인 것. 때문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이 사안에 적잖은 변화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구청에 따르면, 환경단체의 공사 중지 요청과 공무원 및 산림조합 관계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 등을 고려해 지난 5월말 시공사측에 두 차례에 걸쳐 공사중지 요청을 했다는 것. 행정기관의 공사중지 요청은 강제규정은 아니고 사업자측의 협조를 구하는 행정행위다.

이와 관련 유태명 동구청장은 "공사중지명령의 경우 나중에 최종 사법적 판단결과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현단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공사중지요청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주건설측은 지난달 29일부터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차질을 우려해 조만간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동구청의 공사중지요청와 시공사측의 공사중단에 대해 그동안 줄기차게 공사중지를 요구해온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무보협은 3일 성명서를 통해 "동구청의 공사중지요청은 비공식적인 것이긴 하지만 일단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록 강제성은 없지만 동구청이 이 사안에 개입하고 나섰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무보협은 또한 사업자인 대주건설측에 대해서도 "뒤늦게나마 공사를 중단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평했고, 이어 "현재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고 사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 공사는 중지돼야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는 23일이면 입목도 논란의 출발점인 동구청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문제의 학동 아파트부지에 대한 토지형질변경 건축허가가 난 지 꼭 1년이 된다. 환경단체 일각에선 오는 23일 동구청 앞에서 '입목도투쟁 돌잔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섞인 탄식도 나오는 실정이다.

사업자나 자치단체, 그리고 환경단체 등 관계자뿐 아니라 수사당국까지 지역사회의 논란이 더 이상 장기화되지 않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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