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일 전 서구청장 “무소속 출마”
이정일 전 서구청장 “무소속 출마”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3.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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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바람몰이’ 맞불 ‘인물론’ 부각 안간힘
민주당을 탈당한 이정일 전 서구청장이 결국 무소속으로 말을 바꿔 탔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2일 민주당 광주 서갑 총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하자 ‘정치사기극’ 운운하며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해 왔다.

이와 관련, 이 전 청장은 29일 오후 광주시의회 기사송고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와 서구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며 “법적으로는 무소속이지만 내용적으로 광주시민 후보, 서구주민 후보라는 단호한 의지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출마선언으로 이 전 청장은 광주지역 경선 불복 제1호 출마자라는 불명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청장은 지난 2002년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경선 당시 일부 후보들의 ‘경선 불복’ 때문에 공천권을 박탈당했던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어 이날 출마 회견은 한마디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17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전제로 하긴 했지만 “경선 불복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이정일 전 광주서구청장 ©정영대 기자


이 전 청장은 이날 탄핵국면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바람’을 의식한 듯 ‘인물론’으로 ‘맞불’을 놓는 한편 상대후보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이 전 청장은 “광주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이지만 탄핵이후 열린우리당 쪽으로 풍향이 바뀌었다”고 진단한 뒤 “정당은 지지정당을 뽑더라도 지역구에서는 광주와 서구를 위해 준비되고 경륜과 역량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청장은 이어 “중앙과 지역을 연결하고 지역에서 검증 받은 인물이 지역현안 해결과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며 “광주와 서구에 연고도 없는 인물들이 광주·전남의 발전을 책임지고 인물을 발탁하여 키우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이 전 청장은 또 “괴나리봇짐만 나르는 심부름꾼이 있는가 하면 많은 경륜을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는 유능한 심부름꾼도 있다”며 “이에 대해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이야말로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한 ‘맞춤형’ 후보로서 손색없는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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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염동연 후보에 대해 ‘양 주먹’도 날렸다.
염 후보에게 ‘낙하산’과 ‘점령군’이라는 딱지를 붙여 ‘후보선출의 민주적 과정과 절차’에 대한 ‘딴지걸기’에 나선 것. 열린우리당이 당초 상향식 공천으로 후보자를 결정하기로 해놓고 아무런 경선도 없이 다른 지역구에 나간다는 후보를 서구 갑에 낙점 한 것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같은 비판에 대해 이 전 청장도 똑같은 방식으로 되돌아 올 부메랑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청장 스스로도 경선 불복이라는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청장은 “어느 날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권력자의 최 측근인 것처럼 떠들면서 시민을 현혹하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느냐”며 “민주주의의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뛰어넘은 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염 후보를 비난했다.

이 전 청장은 이어 “자칭 국정 최고책임자 주변실세라는 사람이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 같은 일들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라 충분하게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염 후보의 비리의혹을 ‘정조준’했다.

이번 총선에 처음 실시되는 ‘1인2표제’에 대해서도 다분히 희망 섞인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 전 청장은 “탄핵 핵 폭풍 이후 우리지역에서도 깃발만 바꿨지 지긋지긋한 막대기 선거의 악몽이 재현되려 하고 있다”며 “1인2표제로 특정정당 일색의 정치구도를 바꾸자”고 호소했다.

“한 표는 가장 도덕적이고 정책이 가장 선명한 정당을 선택하도록 하고 나머지 한 표는 후보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고려해서 선택하도록 하자는 것.”

이와 관련, 이 전 청장은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질 문제 등 다양한 변수들이 나올 것”이라며 “서갑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예측할 수 없는 전국적인 핵심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청장은 또 “서구유권자들은 아무리 최고권력 실세라도 부당하고 부패에 물들면 반드시 심판하고 넘어가는 시민의식을 갖고 있다”며 “당은 지지정당을 선택하겠지만 후보자는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인물을 보고 뽑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전 청장의 이 같은 ‘1인2표제 셈법’이 ‘아전인수’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그가 고대하는 ‘선거혁명’으로 귀결될지는 두 주 남짓한 선거운동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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