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배기운]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 개발”
[릴레이인터뷰-배기운]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 개발”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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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운 민주당 나주시지구당 경선후보
“여론조사 경선방식 정당정치 부정·당원 뜻 무시발상”
“최인기 후보에 대한 향수는 당 정체성 무너뜨리는 것”


‘영산강에 ‘배’가 뜹니다. 나주는 ‘배’가 지킵니다.’‘나주 지킴이’를 선언한 배기운 후보의 지난 4년 의정성적표는 비교적 우수하다. 시민단체가 선정한 우수국회의원에 4년 연속 선정됐고 한국유권자연맹이 평가한 대안제시분야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0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생물산업 유치와 나주대교 완공 등의 약속도 지켰다. 이 때문에 배 후보는 자신의 ‘재선가도’를 추호도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인기’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상무위원회 구성과 경선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그 같은 위기감의 일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광주의 한 음식점에서 배 후보를 만나 17대 총선에 임하는 심경의 일단을 들어봤다. 다음은 배 후보와 일문일답. ▲ 배기운(나주·민주) 후보
▲ 지구당 상무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새롭게 구성할 용의는 없나.
상무위는 당헌과 당규에 따라 합법적으로 구성됐다. 이미 중앙당에 보고돼 승인까지 받은 사항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생트집 잡기다. 문제가 있다면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하면 될 것 아닌가. 상무위 문제로 더 이상 물어뜯기식 잡음이 없기를 바란다.

▲ 유권자 여론조사 방식의 공직후보 선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당헌대로 상무위가 결정한 경선 방식에 따르면 된다. 여론조사 방식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정치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로 공직후보를 뽑는 것은 시민공천이지 정당공천이 아니다. 강운태 사무총장이 여론조사 방식을 들여온 것은 정당을 부정하는 발상이다.

▲강운태 사무총장이 25일까지 경선 방식을 확정하지 않으면 중앙당에서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중앙당에서 경선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지구당 폐지를 전제로 한 것이다. 밀실·돈 공천 방지를 위해 상향식 공천을 하자고 해놓고 폐지하자는 것은 모순이다.

상향식 공천이 완료될 때까지 지구당이 유지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강 총장이 중앙 상임위원회의 의견 수렴 없이 결정한 것이다. 당에서는 상향식 공천을 위해 선거 개시일인 4월2일까지 지구당을 유지하자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선거구 획정 결과, 나주와 화순의 선거구가 통폐합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나치게 정치논리에 따라 선거구가 획정돼서 유감이다. 지역대표성과 국민대표성을 감안하고 도-농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농촌과 도시를 이원화시켜 선거구를 획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인구편차만 감안하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있다. 10만명 이하로 인구 하한선을 낮춰야 한다. 10만5천명으로 하한선이 정해지면 통폐합이 불가피하지만 화순과 나주는 생활권과 문화권이 너무 이질적이다. 나주와 화순을 하나로 묶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편의적 발상이다. 나주지역은 문화권이 유사한 영암이나 함평 지역과 묶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칠레 FTA통과로 나주시 과수농가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구제 대책은.
농업강국인 칠레를 자유무역협정 상대로 선정한 것이 애초 잘못이다. 과수농가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농업전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 정부로서는 체면을 세웠는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5년 동안 1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농촌을 살리는 대책이 필요하다. 농촌이 망하면 농촌인구가 도시로 유입돼 국가시책에도 어긋난다. 노무현 정부의 지방화시책은 도시인구의 팽창을 막자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농민들이 죽어가는 대신 수출업체는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기업 이익금 중 일부를 농어촌 특별세로 걷어 농촌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업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시와 나주시가 경륜장문제와 정부합동청사 유치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을 때 조정·중재능력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있다.

광주시장을 포함해 광주지도자들에게 서운하다. 광주는 거대도시로 인근의 부도심권을 흡수해서 성장했다. 그런데도 정부합동청사를 나주에 설치하는 것에 반대했다. 광주도 잘돼야 하지만 부도심권도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 행자부도 교통흐름과 부도심권 성장, 땅값을 감안해 입지를 정했을 것이다.

정부합동청사는 남평으로 올 것으로 확신한다.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전임 장관이 잠정결정 한 원안대로 가야 한다. 경륜장은 광주와 나주의 중간에 설치한다면 무방하다고 본다. 시도지사가 그렇게 합의했으면 되는 것 아니냐.

▲지난 2002년 광주시장 선거 때 최인기 후보를 지원했던 것은 지역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최 후보가 처음에는 전남도지사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광주시장 후보로 추대해 진군의 나팔을 불었다. 나중에 그런 사실을 알고 광주시장 후보로 나주출신 선배가 나간다니까 지지성명까지 내면서 지원한 것이다. 그것 때문에 고재유 후보로부터 두고보자는 험한 이야기도 들었다. 지역구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

▲4년 의정활동을 평가한다면.
4년 전 정치인으로서 나주시민에게 졌던 빚을 일부 갚았다.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의정성적을 평가한 결과,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국정감사에서 4년 연속 최우수 의원으로 뽑혔다. 나주시민의 명예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역사업에 있어서도 역대 15명의 국회의원들이 가져온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왔다. 총선공약을 충실히 이행해 생물산업을 유치했고 나주대교를 완공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영산강유역 고대문화권 개발사업을 꼭 추진하겠다. 나주와 서남부권을 묶는 거대 국가프로젝트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나주는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다. 내년 예산배정을 시작으로 향후 10년 동안 1조2천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영산강 일대의 도로와 항만, 교량을 보수하고 문화재를 발굴해 본격 관광단지로 개발하게 된다. 이미 용역이 끝난 상태로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 조사만 남겨놓고 있다.

▲최인기 후보를 평가한다면.
정치는 고시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도록 순리대로 가야 한다. 광주에서 낙천대상 명단에 오른 걸로 아는데 서울에서 제외됐다. 현명하게 알아서 처신할 것이다. 나주지역 노인층에서 최 후보에 대한 향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이 위험에 직면한 가장 극단적인 곳이 나주다. 당 지지도가 한자리 숫자로 떨어진 것도 정통성을 지키지 못해서 그렇다.

▲나주시 현안을 소개하고 대책을 제시한다면.
나주는 농민 인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도농 통합시다. 농촌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나주의 최대 장점은 문화유적과 역사성 문화성에 있다. 역사문화 관광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농촌에 대한 대책과 역사문화 관광도시 건설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낙천·낙선 운동에 대한 견해는.
16대 국회가 욕을 먹지만 썩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역의원들에 대한 여론이 어느 지역이나 좋지 않다. 정치인 하면 모두 도둑놈이라는 정서가 있다. 시민단체가 낙천·낙선·당선운동을 법 테두리 내에서 하면 충분히 여과 기능이 있다. 하지만 운동주체가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0415와 같은 홍위병의 당선운동을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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