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적자 신용카드로 메운다
백화점 적자 신용카드로 메운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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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G카드-신세계한미비자카드 교체 강요 계속/ LG캐피털이 현대측 부실채권 떠안으며 제휴/ "신용카드도 백화점 요구대로 소지해야 하나" 항의 뒷전/ 신세계도 매장에선 기존카드 갱신 유도//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의사에 따라 발급되어야 할 신용카드를 백화점이 일방적으로 교체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내거는 조건들도 이행되지 않고 있어 고객들은 신용카드 소지도 백화점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느냐고 지적한다. 현대백화점 광주점은 5월1일부터는 새 카드만 유효하다는 조건을 달아 고객을 유인하고 있고(본지 4월23일자 보도), 광주신세계는 기존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정작 사용 현장에서는 백화점의 홍보내용과 달라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이 높은데도 광주신세계·현대백화점 광주점은 백화점카드를 신용카드로 바꾸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백화점에서 신용카드는 매출과 직결되므로 무차별적인 카드회원 확보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광주점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기존의 현대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제휴카드인 현대·LG카드만 쓸 수 있다. 고객들은 이를 항의하지만 현대측의 반응은 이렇다. 이번 카드사업 제휴를 "은행신용카드 만들 때 내는 연회비도 면제한다. 현금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복권 추첨제도에도 해당된다"며 이런 신용카드를 다른 신분 조회없이 기존의 현대카드 회원에게 발급해주는데(고객에게 경제적 피해 끼치지 않는데), 일일이 통보하면서 세부 사정 다 알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객들은 "연회비 없어도 싫다. 신용카드 보관 및 소지하는데 불편하기만 하다. 그래서 일단은 고객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런 고객의 반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또 잇따르는 항의들을 수용하려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LG카드와의 제휴 요건상 걸려있는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LG카드와 제휴카드를 발급함으로써 현대는 그동안 경영상 적자 부분을 상당히 보전할 수 있다. 사실 현대는 부실경영으로 문을 닫은 지역백화점인 송원백화점을 위탁 경영하고 있는 실정이라 경영상 애로가 많다. 백화점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근 3년간 적자는 물론 백화점카드 연체까지 포함하면 누적 적자는 100억원이 훨씬 넘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온 궁여지책이 카드사와의 제휴. 송원의 부실채권 및 카드연체 대금까지 모두 LG캐피털이 떠안는 조건으로 제휴카드를 발급해 자금사정을 완화시켜 보자는 것이 현대측의 생각이다. 여기에 현대 관계자는 "이는 지역업체인 (주)송원을 살리는 작전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LG캐피털은 그러한 조건을 떠안으면서까지 카드사업을 하는 이유는 뭘까. 카드사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지금 성인이면 신용카드는 1인당 5∼6매 소지하는 것은 보통이다. 백화점카드도 3개 백화점(롯데 신세계 현대)카드를 모두 갖고 있다. 이 중 주로 쓰는 것은 각각 1개 정도이다. 그래서 그 2개를 하나로 묶어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즉 누가 빨리 백화점카드와 신용카드를 하나로 묶어 고객의 제1번 카드로 사용하게 하는데 선점하느냐의 경쟁이다. 제휴카드의 경우 매출채권 관리를 카드사가 하게 되므로(고객의 1번카드만 된다면) 자연스레 카드사 자체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부실채권을 떠넘기는 현대측과 이를 떠안아도 그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LG캐피털과의 사업 방침에 맞물려 고객은 양사의 카드사업에 떠밀려가고 있는 셈이다. 광주신세계는 이와 양태가 다르다. 독자적인 카드사업을 구상했던 신세계는 최근 이를 접고 신세계카드를 한미은행으로 이관했다. 한미은행 가맹점 형태로 한미비자카드를 발급 대행해주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그래서 이름도 신세계·한미비자카드이다. 광주신세계측도 주장은 현대측과 같다. 기존의 신세계카드는 여신기능이 없었는데 한미비자카드로 교체하면서 현금서비스도 가능해졌고 여러 모로 고객서비스 영역이 확대돼 고객의 편의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광주신세계는 현재까지 기존의 신세계카드 사용불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매장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직원들은 "신세계카드는 매월 말일까지만 사용가능하다"는 말로 고객을 부추긴다. 예를 들어 3월에는 이달말까지, 4월에는 4월말까지만 사용 가능하다는 말로 고객에게 새 카드로 교체를 유도한다. 이를 그대로 새겨들은 고객들은 "곧바로 현장에서 비자카드로 교체 발급 받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카드 교체 발급을 알리는 유인물 등 우편물에는 기존의 신세계카드로도 현금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신세계카드 사용시 마다 신용카드 사용 복권제도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광주신세계 라이프가이드 3월호), 광주신세계 신용카드팀도 그렇게 답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존 신세계카드는 카드 복권추첨제도 범위에는 해당되지 않고 신세계 본점(서울)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은 "백화점이 교묘하게 고객을 유인하고,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분노한다. 롯데백화점은 현재까지 조용하다. 다만 LG카드로 구매시 3개월 무이자 할부제를 두고 있다. 간접적인 카드제휴일 수도 있다. 롯데의 경우 계열사인 롯데캐피털이 본격적인 카드사업에 들어가면 롯데도 이런 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이어서 고객을 매개로 한 백화점간 카드매출 경쟁은 새롭게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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