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강기정] "우리당 후보 선출 땐 경쟁력 배가"
[릴레이 인터뷰-강기정] "우리당 후보 선출 땐 경쟁력 배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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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다섯번째 기획은 당초 광주 북갑 순서로 민주당 김상현 의원과 열린우리당 강기정 경선후보를 예정했습니다만 김상현의원측의 경우 수차례 연결속에 일정 조정 등이 미흡한 관계로 결국 강후보 단독 인터뷰로 나가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

▲ 강기정 후보©김태성 기자 강기정 후보는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 나와 모두 낙선한 경험이 있다. 2000년 16대 총선과 2002년 ‘8·8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고배를 마신 것. 주변에서 극구 출마를 말렸지만 ‘민주당 일당독젼이라는 지역정치 환경에 경쟁구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의 일념을 꺾을 수는 없었다. 강 후보는 당시에 대해 ‘눈물겨운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학생운동과 재야 민주화운동 시절 동거동락 했던 지인들이 ‘무모한 일’이라고 팔짱만 끼고 지켜볼 뿐 구체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개혁정당 북갑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던 때까지도 계속됐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북갑 경선후보로 나선 지금은 많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민주당 배신론이 잦아들고 우리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 최근에는 만나자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과거 여기저기 지역행사에 초대받지 않은 인사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지금은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어 바쁘다며 즐거운 아우성이다. 강 후보는 과거 과격 운동권이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굳이 애돌아 갈 이유가 없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유권자에게 팔리는 상품이 돼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 때문에 이미지 변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 진지와 개방성, 자율성을 토대로 한 ‘정치팬클럽 결성’과 ‘국가정책에 대한 자유투표’를 국회에서 꼭 입법해보고 싶다는 그의 포부가 17대 총선에서 영글게 될지 주목된다. 강 후보는 1985년 전남대학교 삼민투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으로 3년7개월동안 옥고를 치렀으며 2003년 열린우리당 광주북갑창당준비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광주북구 희망자활후견기관 관장과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상현 의원, 겸손하게 정치신인에게 새 길 내주는 노력 필요”“시민단체 검증-지구당 경선-본선 거치면 양질의 정치인 생산” 다음은 강 후보와 일문일답.
▲ 전국총선시민연대 1차 낙천자 명단에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3명밖에 포함 안됐는데.

- 시민단체들이 국가적인 정책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낙천·낙선자를 결정할 경우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라크 파병 찬성유무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한다면 당시 국민의 50%가 파병에 찬성하고 있었는데 이는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낙천·낙선자 선정은 정치신념이나 자질·정치행보 등을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마땅히 포함될 사람이 선정된 것 같다.

▲ 지역일각에서 민주당 김상현 의원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 김상현 의원은 본인과의 약속도 못 지키고 있다. 지난 ‘8·8 보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켜 개혁정부를 사수하겠다는 표현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막상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를 철폐하고 전국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있다. 정치신인에게 겸손하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원과 유권자들이 결정할 몫이다.

▲ 얼마 전 모든 예비후보들에게 시민단체 검증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었는데.

- 당시 국민적 유권자 운동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정치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중에 시민단체가 정치인들에 대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통해 낙천·낙선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일부에서 객관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이를 인정하지 않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시민단체의 유권자 운동을 지지하고 적극 호응하는 차원에서 그 같은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 어떤 형태의 검증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언제라도 정치인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정치입지자들에게 365일 선거운동이 보장돼야 하며 당선자에 대한 소환운동도 실시돼야 한다. 선거운동-검증운동-소환운동이 삼위일체 된 정치운동이 필요하다. 검증을 많이 받을수록 경쟁력이 배가되고 정치는 맑아지며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 쌓일 수 있다.

▲ 검증운동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되는데.

- 검증은 철저히 하되 오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후보들이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할 수 있다. 그 같은 절차를 거쳐 검증된 후보끼리 경선과 본선을 치른다면 자질시비가 아닌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는 선거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시민단체-지구당 경선-본선 검증을 받으면 양질의 정치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열린우리당에서 여론조사 경선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 17대 총선에 한해 완전국민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내용을 당헌에 특례조항으로 명시하고 있어 바꾸기 힘들 것이다. 완전국민경선과 관련, 선거인단 선출과정의 어려움과 일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당 지침서에 따르면 지구당에서 인구수의 0.5%를 대의원으로 뽑으라고 하는데 자의적으로 선출될 소지가 있다. 이와 함께 대의원에 대한 선거운동기간이 7일이나 돼 과거의 관행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매표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되면 국민경선 방식은 객관성을 담보하는 괜찮은 방식이 될 것이다. 후보자가 합의하면 여론조사 방식으로 가는 곳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대선 당시 ‘노-정’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도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 중앙당에서 북갑에 영입인사를 추천하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경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나.


- 당연히 경선은 치러진다. 오는 15일 3차 후보공모기간이 남아있어 공천신청자가 있을 수는 있어도 경선은 반드시 치러질 것이다. 30% 영입인사 조항은 대구·경북과 전남지역 일부에서 지구당이 만들어지지 않는 곳과 한 자릿수의 인지도에 머물고 있는 경선후보를 걸러내기 위해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3차례 해봤는데 인자도가 55∼75%까지 나온다. 광주 북갑을 경선제외 지역으로 결정하고 싶어도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 최근 민주당이 민주당죽이기와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광주규탄집회를 개최했다.

- 민주당이 더 이상 타도에서 전국집회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광주집회를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당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무현 정부가 불순한 의도로 한화갑 죽이기를 하더라도 서울과 영남에서 먼저 집회를 했어야 한다고 하더라. 국민의 정부 당시 한나라당이 영남지역에서 장외집회를 하면서 협박한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다. 조순형 대표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도 불사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정책공조를 통해 측근비리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총선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 비판받아 마땅하다.

▲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로 박광태 시장을 불구속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박광태 시장의 불구속 기소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시장직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 박 시장이 진정으로 행정공백을 우려한다면 사퇴하고 새로운 인물로 시장을 뽑아야 한다.

▲ 이라크파병안과 한·칠레 FTA 국회비준안이 9일 처리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입장은 뭔가.

- 원칙적으로 이라크 파병에는 반대한다. 다만 국제관례에 따른다면 500명 규모의 비전투병 요원을 파병해야 한다. 국익과 파병이 절대 같은 말이 아니다. 한·칠레 FTA에 대한 입장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칠레가 이미 비준안을 통과시켰는데 우리만 반대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협정체결에 따른 농민 불이익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입장을 유보하겠다.

▲ 열린우리당이 시·도지부장을 선출하는 등 새 지도부를 개편했는데 만족하나.

- 잘 구성됐다. 제한적이나마 민주적 선거를 통해 시·도지부장을 선출한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된 지도부에 힘을 실어 줘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 개혁정당이 우리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이 있지 않았나 .

- 개혁정당은 실험정당이 아닌 완성형의 정상적 희망정당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범개혁 세력이 단결해서 열린개혁정당을 만들자는 제안이 제기된 후 완성형 정당에서 거대한 아파트를 짓기 위한 모델하우스 역할을 맡았다. 그 결과 열린우리당이라는 대규모 아파트가 지어졌다. 전당원 대회를 통해 개혁당을 해소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하는데 당시 상황이 너무 유동적이어서 정당대회를 열지 못하고 중앙위원회 위임방식으로 처리하는 절차적 불가피성이 존재했다. 안타까운 측면이다.

▲ 일각에서 인물론을 제기하며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국민들 생각 중 하나가 ‘무게’하면 판·검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장관 등 고위 행정관료를 떠올린다. 하지만 누가 국민의 편에 서서 일을 하고 누가 상대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력과 무게는 경선에서 승리하면 프리미엄으로 생긴다. 우리당 후보로 선출된다면 현재의 인지도와 지지도에 공식후보라는 무게가 더해져 경쟁력이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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