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임호경의 인생유전
박주선-임호경의 인생유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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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유전 하나->


‘인생유전!’
민주당 박주선 의원(화순·보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것은 한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한국정치가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일 현대건설로부터 불법정치자금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수감 된 박 의원이 할말이 많은 모양이다.

박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구치소에서 국회에 출입하는 이 지역 일간지 기자들과 만나 “이 무슨 천형…” 운운하며 검찰로부터 정치탄압을 받는 ‘순교자’로서의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애를 썼다.
지역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날 “검찰이 나를 구속했다기 보다 하늘이 구속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억울하지만 또 다른 부활”을 희망했다.

박 의원은 또 “후원금으로 받아 영수증 처리한 것을 구속한 것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며 “내 몸을 가뒀는지 모르지만 내 정신과 신념, 목표를 굴레 씌울 순 없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지난 99년 12월께 ‘옷로비 사건’으로 19일간 수감됐다가 2000년 4·13 총선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경력이 있다.

200년 총선서 낙선운동 수혜 금뱃지…4년후 '불법자금' 구속
정치생명 최대 위기 ‘4·15 부활의 꿈’ 사법부 판단 달려


당시 ‘옷로비 특검’의 유탄을 맞은 뒤 ‘명예회복’을 벼르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금뱃지’를 선사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었다.

그때 현역의원이었던 한영애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선정한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올라 곤혹을 치르다가 그 해 1월 낙천명단에서 빠졌으나 광주·전남도민연대에서 ‘저질행동’을 이유로 이를 관철시킴으로써 집중 낙선대상이라는 오명을 앉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한 의원은 그 해 2월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이 뽑은 의정활동 최우수 10걸에 선정되는 등 비교적 우수한 의정활동을 했던 것으로 평가돼 ‘낙선대상’을 둘러싼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월의 수레바퀴가 네 번 구른 지금, 박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4년 전 ‘바꿔 열풍’을 타고 여의도에 입성했던 당사자가 ‘어게인 낙선 열풍’에 밀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처지로 내몰린 것이다. 박 의원에 대한 구속이 그의 말대로 ‘정치공작’일 수도 있고 검찰의 주장대로 비리정치인에 대한 ‘인과응보’일 수도 있다.

이제 박 의원으로선 자신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사법부의 처분만 손꼽아 기다려야 할 신세다. 박 의원이 이대로 정치생명을 마감할지 아니면 이번에도 위기를 발판 삼아 ‘4·15 부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오십 평생을 신의와 정직을 가장 큰 덕목으로 알고 살아왔다.”
그런 박 의원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지금 구치소에 있는가”라고.

정영대기자

☞인생유전 둘-

임호경군수가 결국 군수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제2부는 16일 당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임호경 전남 화순군수에 대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 등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주당 화순군수 후보 경선 선거권을 가진 당원에게 기부행위제한 기간 중에 현금 1,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돼 피고인을 유죄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1년 6개월에 걸친 법정 공방은 임군수의 군수직 박탈로 막을 내렸다.

임 전 군수는 군수경선에 나서면서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온 장본인으로 지난 2002년 5월 군수후보 경선 직전 벌어진 이른바 '화순 혈투극'의 주인공.

당시 화순 한 식당에는 박태영 전남지사, 박주선 민주당 지역국회의원을 비롯, 김학영 화순서장, 박영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조모 내과원장 등 대다수 광주 특정고교 선후배들이 모였다. 수차례 폭탄주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임후보와 김서장은 난투극을 벌였고 얻어맞은 김서장은 전치 4주의 부상을 입고는 직위가 해제되는 사태에 직면했다. 시중에는 '폭탄주와 학맥이 빚은 3류정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심무죄 2심 유죄 대법 '당선무효' 확정 임호경 화순군수
'폭탄주 혈투극'주인공…진도 군수와 함께 6월 10일 재선거


임후보 또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가 당으로부터 공천이 취소되는 '날벼락'을 맞았다. 그러나 임군수는 무소속으로 출마 끝내 당선되는 등 기염을 토했으나 취임식을 불과 1주일 앞두고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1심에서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때 임 전 군수는 법정을 나오며 "사필귀정"이라는 소감을 덧붙였고 군수직에 복귀했다. 그러나 몆달뒤 2심에서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또다시 군수직무를 정지당했다. 이때문에 화순부군수는 1년새 두번이나 권한 대행을 맡는 기록도 남겼다.

당시 혈투극자리에 참석했던 박주선의원은 현대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박의원측은 "정치검찰의 탄압"이라는 주장과 함께 똑같은 액수를 받은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한 사법처리와의 형평성문제를 제기했다. 1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과 함께 군수직을 박탈당한 임씨의 '경우'가 박주선의원과 박광태시장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화순군수 재선거는 상고기각과 함께 형이 확정돼 공석이 된 진도 군수 선거와 함께 오는 6월10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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