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출전가' 만든 정세현, 스님 되어 번뇌를 노래한다
'광주출전가' 만든 정세현, 스님 되어 번뇌를 노래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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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 무엇이 두려우랴 출전하여라 / 억눌린 민중의 해방을 위해 / 나가 나아가 도청을 향해 / 출전가를 힘차게 힘차게 부르세 <광주출전가> 슬픔도 훨훨, 기쁨도 훨훨, 이제는 '힘을 빼고' 번뇌를 노래한다. '뜨거운' 광주출전가 만든 그가 93년 출가, 9년만에 음반 선보인다. 14일 민들레소극장서 새노래 발표// 소리꾼 정세현과, 어느 날 갑자기 산이 좋아져 속세를 떠난 범능스님이 있다. 이 두 사람을 접목시켜 연상하면 어떤 이미지로 떠오르는가. 잘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세현과 범능스님이 하나되어 만난다면 어떨까. 그 답은 14일 오후6시30분 민들레소극장에서 찾을 수 있다. '범능스님 노래집' 출반을 기념하는 조촐한 자리가 마련된다. 1980년대 민중가수로 이름을 떨쳤던 정세현(42)이 범능스님이 되어 이날 처음 팬들 앞에 선다. 민중가수가, 스님이 되어 부르는 노래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그는 지금 대전의 대진정사에 머물고 있다. 1993년 입산해 산문으로 들어섰다. 그로부터 9년만에 처음 선보이는 노래들. 이번에 2개의 CD음반을 제작해 내놓으면서 발표무대를 갖는다. 1집은 '5월의 꽃'이라는 타이틀로, 광주출전가, 꽃아 꽃아, 하늘길, 섬진강 등 출가하기 전에 불렀던 곡들을 다시 수정하고 편집한 것이라 우리 귀에 익은 곡들이다. 2집의 타이틀은 '먼 산'. 출가 후 만든 노래 11곡을 담았다. 먼 산, 산사문답, 그대 어느 산 그늘에, 딩동댕 등 모두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이는 노래들이다. "속가에 있을 때는 사회문제를 제기하는 민중운동권 시각으로 노래했었다. 그것이 1집에 담겨있다. 2집의 노래는 1집의 노래들이 갖는 메시지를 승화시켜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한번쯤은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그의 표현대로 라면 세월의, 삶의 궤적 따라 바뀐 정서가 노래에 담겨있다. 화순에서 태어나 속세를 살던 정세현은 5월 광주를 겪으면서 노래운동에 뜻을 두게 되고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 '광주출전가' '꽃아 꽃아' 같은 투쟁가요를 만들어 불러 당시 민중들에겐 친숙했다. 그는 이런 곡들을 민중국악가요로 분류한다. 초기의 민중국악가요 형식에서 탈피해 이제 진정한 민중성과 예술성을 전통음악에서 찾으려하고 있는 노래들을 2집에 담았다. "승복을 걸치고 살면서 슬픔도, 기쁨도 모두 번뇌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래서 음폭도 좁아지고 사람의 감정을 자극시키지 않는 '편안한', '잔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가락으로 바뀌었다." 전라도의 감정이나 정서가 강하게 표출됐던 1집에 비하면 2집의 노래는 듣기에 따라 '힘이 없다, 힘이 다 빠졌다'고 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정서로 대중과 만나는 자리인 이번 무대에서 "옛날의 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단다. -범능 스님 공연 안내 4월 14일 (토) 오후 6시 30분 광주 민들레 소극장(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 전화:062-222-6280) -범능 스님이 살아온 길 1961년 전남 화순 출생 1989년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학과 피리전공 졸업 1989년-90년 진도 에서 인간문화재 51호인 조공례 선생께 민요 사사 1990년 1991년 일본 사가현 주최 아시안 들노래 페스티발 우리소리연구회 대표로 참가 1987년 광주 노래패 "친구"창단 활동 1990년 광주 "우리소리 연구회" 창단 활동 1993년 산문 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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