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잔치' 된 광주시 국정감사
'위로잔치' 된 광주시 국정감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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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의원 국회인연 강조하며 박광태시장 칭찬일색>


"시정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대검소환을 앞둔 소감를 말해달라"(김옥두 민주당), "(시·도통합)에 대해 박력 있고 활달했던 박 시장이 가부간 결단을 내려달라"(신경식 한나라당), "정치가와 행정가 중 어디가 체질이 맞느냐. 박 시장 같은 사람이 있었어야 한다며 중앙에서 아쉬워한다"(정우택 자민련)

광주시가 국민의 세금을 어떤 정책에 얼마나 어떻게 잘 쓰였는지를 국민들을 대표해서 꼼꼼하게 따져 묻고 개선시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2일 광주시 국정감사장에서 같은 당 소속시장, 전직의원 인연 등을 내세우며 '박 시장 감싸기'로 일관 '솜방망이 국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감사2반 (반장 전용학)은 광주시 국정감사에서 3선 의원 출신인 박 시장과의 동료애를 유달리 강조하거나, 국감과 상관없는 박 시장 검찰소환에 대한 소감, 노 대통령 민주당 탈당에 따른 입장 등을 묻는 등, 박 시장 위로 및 정치성 발언들을 쏟아 냈다.

특히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김옥두 의원(장흥·영암)은 첫 발언에서 "박 시장이 시정능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이 달 중순이면 대검에 소환되는데 소감을 말해달라"며 박 시장에게 검찰소환에 대한 입장을 유도했다.

당적 떠나 검찰소환 소감과 민주당 분당 질의 집중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아무리 뒤져봐도 현대 비자금은 관련이 없다. 무엇 때문에 소환하는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현대로부터 2백만원을 통장과 후원함으로 들어온 것은 있다"며 "어찌됐던 광주시민께 죄송하다"고 자신의 결백함을 힘써 강조했다.

다시 김 의원은 "박 시장의 말을 믿는다. (박 시장이) 민주화와 정의 편에서 1등 의정활동을 펼치며 청렴한 생활을 잘해 왔는데 억울한 일이 없길 바란다"며 "만에 하나 정치적 성격이라면 광주시민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은근히 현정권의 '표적사정'을 겨냥했다.

박 시장 찬양발언도 쏟아졌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충북 진천·괴산·음성)은 "3선 의원으로서 산자위원장 시절에 산업정책에 공헌하신 분으로 정치가와 행정가 중 어디가 체질에 맞느냐?, '박 시장 같은 사람이 있었어야 한다'며 중앙이 아쉬워한다. 내년 사업 중 국비 반영이 안된 것이 있느냐. 자료를 달라"고 박 시장에 대한 뜨거운 동료애(?)를 보이자 국감장이 한 때 웃음이 일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답변에서 "지금까지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지금은 정치를 잊고 임기동안 시장으로서 충실하게 하려고 한다"며 "(미반영 예산)을 꼭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충북 청원)은 '광주·전남 시도통합'에 대한 박 시장의 견해를 물으면서 "박력 있고 활달한 박 시장이 가부간에 결단을 바란다"고 박 시장의 개인적인 성격을 들어 정책적인 입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비어천가'와 '칭송일색'에도 불구하고 일부의원들은 광주시 정책을 매섭게 추궁해 눈에 띄기도 했다.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대전 유성)은 "부실공사 예방 및 인명피해 감소 등을 위한 '건설공사 부실벌점제'가 편의주의로 운영되면서 특정업체를 봐주고 있다"며 "지난해 7개 부실공사 현장을 적발하고도 책임감리원과 건설기술자 9명만 벌점을 부과하고 해당업체는 어느 한곳도 받지 않았다"고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평동산단 2공구 진입로, 지하철 공사, 금호지구∼서광주간 도로 등에서 부실공사가 드러났음에도 해당업체는 벌점을 받지 않았다"며 보충질의까지 광주시 문인 국장을 불러내 강하게 질타하자 박 시장이 나서서 "조치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건설업체 벌점부과 경륜장 청년실업률 언급 뿐


또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을)은 "광주시가 부족한 지방세수 확충을 위해 경륜장을 유치하려고 하지만, 도박장 유치나 마찬가지"라며 "목표매출액도 창원에 이어 광명, 부산이 들어서게 되면 광주의 수익성은 현실성이 없다"며 도박장 유치에 대한 광주시 입장을 물었다.

또 이 의원은 국비 10억원을 들여 지하철 차량 의자를 방연재에서 스테인레스 불연재로 교체토록 했음에도 광주시가 이를 교체하지 않는 이유와 무인역사의 안전대책을 따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경륜장은 지하철 공사, 월드컵 경기장 등 적자폭으로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어 유치가 불가피하며, 지하철 차량의 의자교체는 전문가들이 '3년 간 이상이 없다'고 해 불연재로 교체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민주당 전갑길 의원(광주 광산)과 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충남 천안 갑) 등은 '전국최고의 광주의 실업율과및 청년실업'에 대안과 '5.18 행불자에 대한 대책 등을 추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은 한국도로공사와 호남대와 논란이 일고 있는 무안∼광주간 고속도로를 놓고 '생태계 보호와 학습환경 등'을 내세워 광주시에 대해 선형변경을 요구토록 주문 "호남대와 광산구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주장"이라는 비판을 샀다.

이처럼 2003년 광주시 국감은 "3시간 30분 동안 매섭고 날카로운 지적보다는 박 시장 감싸기와 칭송일색으로 치러졌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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