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영화제' 평가에 겸허해야
'광주영화제' 평가에 겸허해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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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광주국제영화제]가 끝났다!

2001년 제1회 영화제부터 쏟아진 지역사회의 많은 비판을 무시한 채 세 번째 영화제가 치러졌다. 세 번째 영화제를 지켜 본 우리는 무엇보다도 영화와 광주사랑의 정신으로 묵묵히 영화제를 이뤄낸 자원봉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영화제조직위의 자평처럼 이번 영화제가 성공적이었다면 그 공의 9할은 그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제조직위의 자평처럼 이번 영화제가 성공적이었다'면 그 공의 1할은 불행하게도 영화제조직위원회의 '왜곡되고 자의적인 평가'와 그 평가를 아무런 검토 없이 공론화한 '지역 언론'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영화제에 대한 각 언론들의 '평가'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생각은 아니다. '평가'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것이며, 관점의 차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그런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논리와 그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의 객관성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광주국제영화제와 문화모니터링

우리는 지난해 2회 광주국제영화제를 지켜보며, 이제 광주국제영화제가 장기적인 발전을 가능하게할 물적 토대를 마련한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광주국제영화제는 광주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이자, 지역 영상문화의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우리의 작년에 이은 영화제모니터링 사업은 문화축제로서의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모으고 광주국제영화제의 발전적인 방향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20여명의 자발적인 시민들로 [2003광주국제영화제 모니터링단]을 조직하고 영화제의 전영역, 전부분에 걸친 모니터링 활동을 전개하였다.

우리 [모니터링단]의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영화제 전 상영프로그램에 직접 관객으로 참여하여, 1)영화관람객정보, 2)행사진행에 대한 각종정보, 3)관객들에 대한 설문조사 4)관람객, 스탭 등에 대한 직접 인터뷰 등을 통해 영화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모으려고 애썼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번 광주국제영화제의 총관람객, 극장별 평균관람객, 좌석점유율 등을 파악할 수 있었고 각종 부대행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우리는 관객 전산자료 등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협조를 얻을 수 없었기에 [모니터링단]이 직접 관객수를 세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역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광주문화수도론과 연계되어 영상산업발전을 위해 절실히 필요하고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지역명망가들의 얼굴내밀기 잔치에 불과하다'는 평가 등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영화제에 대한 어떤 평가라도 궁극적으로는 광주문화와 광주국제영화제의 발전에 대한 바램을 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으나 그 평가에 이르는 논리는 일관되어야 하며 평가의 근거가 된 자료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확보'되여야 한다. 그럴 때만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그를 통한 올바른 대안을 도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광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영화제 마지막날 발표한 이른바 '보도자료'로 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표한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의 전체관람객은 4만 5천여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만 5천여명이나 늘었으며 이 관람객의 증가가 이번 영화제 성공의 핵심이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제조직위원회의 관람객발표는 영화제 동안 상영프로그램에 관객으로 직접 참여하여 관람객수를 파악하여 애쓴 우리 [모니터링단]의 활동에 대한 폄하이자, 광주국제영화제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객들, 그리고 무엇보다 광주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광주영화제]는 더 이상 광주시민을 우롱하지 말고 평가에 겸허하라!

그것은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관객수와 영화제조직위원회가 발표한 관객수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관객수만 따진다면 우리는 [씨네필이여 부할하라!]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에 비추어 볼 때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문제는 광주국제영화제가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영화제에 대한 광주지역의 다양한 비판과 대안에 대해 애써 귀기울이지 않았던 것처럼, 영화제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대안에 대해서도 무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영화제조직위원회의 관객발표 이후 우리 [모니터링단]은 광주국제영화제 사무국측에 여러차례 관람객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였으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우리는 [모니터링단]이 수작업만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관람객 통계를,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는 영화제조직위원회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가지고 있지도 않는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그 통계로 영화제의 성공 운운하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국비와 시비 등 10억원이 넘게 투여된 광주국제영화제는 조직위원 몇몇의 개인 사유물이 아니며, 더욱이 특정인의 성공의 발판이 될 수는 없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이제라도 객관적인 관람객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영화제 마지막날 발표한 통계자료가 부정확한 근거에 의한 것이었다면 마땅히 경위를 밝히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과 광주시민에게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상과 같은 우리의 입장을 밝히면서 광주영화제조직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공개질의를 하고자 한다.

첫째, 어떤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관람객 숫자를 4만 5천명으로 집계하였는지 그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공개하라

둘째, 애초에 계획되어지지 않았던 인권상, 기술상, 아시아적 가치상이 급조되어 시상된 경위를 밝혀라.

셋째, 폐막식에서 드러난 조직위원장과 명예조직위원장의 '상의 제정과 4회 영화제 개최시기'를 둘러싼 불협화음에 대해서 해명하라.


2003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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