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약 400만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2000년에는 환경친화적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켰던 올림픽 경기가 개최됨으로써 시드니는 일약 국제도시로서 부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의 명성은 이미 1960년대의 대대적인 도시중흥(urban regeneration)을 위한 프로젝트에서부터 서서히 준비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시드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축물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이다. 물위에 떠있는 듯한 건축적 랜드마크를 통해 시드니를 세계적 도시로 만든 이 건축사업은 1960대 말 완공됨으로써 본격적인 문화도시로서의 전기를 마련한다.
도시면적이 뉴욕의 약 2배, 그러니까 거의 런던 만한 규모이나 시청, 박물관 그리고 시드니대학등 대부분이 19세기 유럽식의 건물이 주를 이를 뿐 남태평양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린 건축이나 도시 디자인적 요소는 그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던 것이 1932년 건립된 아치형의 철교인 길이 500여 미터의 시드니 항구다리 이후 최초로 모던한 건축물이 오페라 하우스를 통해 실현된 것이다.
이제는 국제적인 대도시의 면모답게 지상 200미터에 육박하는 빌딩들이 들어서고 문화시설만도 리사이틀 홀, 타운 홀, 음악 컨서버토리, 시드니 댄스 컴패니, 시드니 씨어터 컴패니, 유명배우 멜깁슨을 배출한 국립연극학교,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호주 영화·텔레비젼 학교, 현대미술관, 커스텀 하우스 전시관, 아트스페이스 등 공연시설, 예술교육기관. 전시시설 등이 부족할 것 없는 면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시드니의 문화도시로서의 활력은 축제도시로서의 조직력에서 비롯된다.
시드니는 페스티벌 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21세기의 문을 열었던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기존의 시드니 비엔날레, 시드니 영화 페스티벌 그리고 시드니 작가 페스티벌 등 세 이벤트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상승효과를 모색하게된다. 개최시기만 해도 문학 페스티벌은 매년 5월 하순에 일주일간, 영화제는 6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2주간 그리고 현대미술전인 비엔날레는 격년제로 6월부터 8월에 걸쳐 진행된다.
1973년 창립된 시드니 비엔날레는 중형급 국제현대미술축제로 지리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하나 어떤 문화적 동질성이나 교류도 없던 상황을 극복하고 영국을 위시한 유럽의 현대미술과는 단절된 자국의 시각문화를 발전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이미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비엔날레 개최도시이자 영화제까지 탄생시킨 광주로서는 이런 점에서 시드니가 벤치마킹을 위한 적합한 대상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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