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가 시민 집회 장소로-일본 쿠마모토현-
경찰서가 시민 집회 장소로-일본 쿠마모토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마모토현은 산림이 울창한 일본 규슈지방 중앙부의 넓은 분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인구 200만명 정도이다. 쿠마모토현은 일본의 3대 성이라는 쿠마모토성이 있고 관개와 매립 등 토목사업의 발달하여 농산물 등이 풍부하고 명치유신 때는 일본문화를 서구에 알리는 매개창구를 하였다. 또한 서구의 건축기술을 일찍부터 도입하여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산재해 있어 천해의 관광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쿠마모토현도 불명예스러운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1953년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미나마타병이 발생하였다. 쿠마모토현 남쪽에 자리한 미나마타시에 있는 신일본 질소비료주식회사 미나마타 공장에서 배출된 유기수은이 연안 수자원과 환경을 오염하여 수은 중독성환자가 다수 발생하였고 많은 사람이 미나마타병으로 인해 죽거나 불구가 되었다.

이러한 불명예를 극복하고 쿠마모토현을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당시 쿠마모토현의 지사였던 호소가와(細川護熙)로부터 시작되었다. 호소가와 지사는 쿠마모토현의 특색없고 단조로운 도시미관을 새롭게 고쳐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로 만들자는 일명 쿠마모토 아트폴리스정책(KAP: Kumamoto Art Polis)을 실시하여 성공을 거두어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쿠마모토 아트폴리스정책은 개개의 주택만이 아니라 주변과 동네를 중요시하는 환경디자인 및 도시설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쿠마모토를 세계적인 건축문화와 생활문화의 도시로 부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쿠마모토 아트폴리스정책은 구체적으로 11개의 주거단지, 5개의 박물관, 1개의 극장, 7개의 커뮤니티센터, 화장실 등을 포함한 7개의 공공시설물, 8개의 다리, 11개의 공공서비스기관건물들이 프로젝트로 추진되었다.

한마디로 공공화장실에서 공공 주택단지에 이르기까지 공공이 주체가 되어 짓는 건축물을 기존의 무미건조한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예술이 가미된 건축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개성과 특성을 가진 자기만의 아파트단지를 만들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민용 아파트 단지라 해도 아트폴리스정책에 의해 그 스타일과 시설을 수준 높이고 독특한 외양이 되도록 처음부터 설계하여 아파트단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잔디광장에는 음악회와 축제가 열려 주민들에게 한 차원 높은 문화와 예술을 감상하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호소가와 지사로부터 시작된 쿠마모토 아트폴리스 정책은 쿠마모토라는 도시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그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했으며 방문객이 많아짐에 따라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 주민의 정체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시의 건축물들은 보면 획일화된 개성이 없는 건축물들이 일률적으로 세워져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쿠마모토의 아트폴리스정책을 참고로 하여 하나의 건물을 만들어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후세에 남을 수 있는 작품으로 인식하여 만들도록 지금부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쿠마모토현의 아트폴리스정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