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앤쿨> “밥값 내! …못내!”
<핫앤쿨> “밥값 내! …못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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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두 정치인 식대싸고 신경전

이춘범 광주 도시공사 사장과 오주 전 광주시의회 의장의 ‘밥값사건’이 오래도록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건은 지난 2일 민주당 구주류 ‘정통모임’의 당 사수를 위한 공청회 및 결의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이춘범 사장과 오주 전 의장은 행사가 끝난 후 광주지역 참가자들의 식대를 나누어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오 전 의장이 식사가 끝난 후 식대지불을 거부하고 나선 것. 예상보다 많은 수의 당원들이 행사에 참여해 식대가 크게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오 전 의장의 심기를 결정적으로 건드렸던 것은 이날 행사에서 ‘결의문 낭독’을 시켜주지 않았던 데 대한 섭섭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장과 동구지구당 여성이 결의문 낭독을 맡아 오 전 의장의 심사를 더욱 뒤틀리게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내년 총선에서 광주 북을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터라 ‘결의문 낭독’은 오 전 의장에게 무척이나 ‘큰 떡’으로 보였을 법도 하다. 결국 두 사람은 밥값을 둘러싸고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다 이 사장이 식대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 전 의장은 “결의문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행사 당일 아침에 가서야 알았다”며 “결의문이 뭐 대단한 것이라고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오 전 의장은 또 “당직자들끼리만 식사를 한 것에 대해 계산하려고 했는데 전부다 달려들어 식사를 하는 통에 식대가 많이 나와 계산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동구지구당 관계자는 “이 사장이 ‘정통모임’ 행사를 위해 구동체육관을 대여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하는 등 동분서주하면서 물질적 심정적 도움을 많이 줘 예우상 결의문 낭독을 맡겼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간에 오 전 의장이 끼어 들면서 모양새가 우습게 돼버렸다는 것.

특히 오 전 의장은 이날 행사 전부터 ‘밥값’을 전제로 ‘결의문 낭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이 사장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지구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라이벌 관계라지만 결의문 낭독 때문에 옹색하게 식대를 둘러싸고 다투는 모습에서 광주지역 정치인들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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