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또다른 한국 있었네
독일에 또다른 한국 있었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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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로 간호사로 떠난지 벌써 30년
독일정부보다 더 못살게 군 한국정부


독일 교포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70년대 초부터 시작된다. 인력 수출이었다. 외화를 벌여들이기 위해 남성은 광부로, 여성은 간호사로 일자리 찾아 한국을 떠난 것이 벌써 30년전 이야기다.
한국 기자가 반가웠는지 다들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해묵은 감정을 꺼낸다.

"자동차를 팔아도 3년 보증기간이 있는데 나라 경제 살려보겠다고 국민들이 해외에 나와 있어도 정부는 우릴 전혀 보호해 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국 정부가 독일보다 더 못살게 굴었죠." 그나마 의지할 곳은 함께 떠나온 사람들이었다. 서로 어깨를 기대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마치 독일 안의 작은 한국을 보는 듯 했다.

'경계인' '이방인'의 세월 켜켜이 쌓여
조국에 대한 기대와 걱정 지금도 여전


시간은 흐를수록 조국에 대한 애착은 더욱 깊어만 간단다. 그런 분위기는 정전 50주년 기념 '북핵 문제'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계속된 토론회. 그것도 아쉬웠는지 행사장을 나오는 교포들은 좀 더 깊은 토론을 통해 속시원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어딜 가나 노무현 정권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쏟아졌으며, 그 안엔 한국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배어 있었다.

가끔 그들은 한국을 찾는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 사람들의 인식속에 한민족이기보다 이방인으로 분리되고 있었다. "한국은 너무 많이 변했는데 저희는 30년전 모습 그대로거든요." 그렇게 위안을 삼는 듯 하다. 그래서 그들은 너무나 불안해 보이는 '경계인'의 위치로 되돌아간다. 이젠 그곳이 그들에게 가장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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