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보내며 문득 지난해 11월 우리가족의 장기기증 약속이 생각난다. 나의 제안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광주전남본부'를 찾아 '사후화장', '뇌사시 장기기증', '사후각막기증', '사후조직기증'에 을 약속하고 서명했다.
이를 계기로 숭고한 장기기증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래왔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사회 모든 부분의 지도자들과 국민, 학생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장기기증운동은 몇몇 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최고·최선의 헌신'이라는 장기기증운동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며 우리사회에서 제도적으로 하루 빨리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 브라질 등에서는 생전에 장기기증거부 의사를 하지 않으면 사후 기증하는 것으로 되어 있음)
지금까지의 장기기증운동은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기증에 참여토록 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운동은 제도적, 학문적,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진국처럼 다각적인 면에서의 고른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운동이 활발하면서도 꾸준하게 일어나야 할 것이며 각 분야별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사후화장 서명은 장묘문화 개선에도 기여를 한다.
국토는 한 세대만의 공간이 아니라 미래 차세대들도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와 같이 묘지가 계속 늘어간다면 후손들에게 지속 가능한 생활 터전을 물려줄 수 없는 한계에 처할 것이다.
진정한 효도는 명당이나, 호화분묘 등 허례허식이 아니라 살아 생전에 잘 모시는 것이 도리 일 것이다. 화장에 대한 국민의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자연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국민적인 화장운동이 더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일본은 법적 규제와 행정지도로 화장률이 97%에 이르고 있으며 가족 납골묘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또 중국은 매장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영국은 70%이상이 화장하고 있다. 미국은 '평장위주'의 공원묘지가 많다.
프랑스나 독일은 매장중심의 장묘관습이 일반적이지만 묘지크기가 2.5㎡ 정도로 작다. 또 집단묘지와 가족합장묘, 평장 등으로 묘지공원이 많다. 또한 시한부 묘지제도를 도입하여 일정기간이 지나면 유골을 따로 납골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 70%가 개인 묘지다. 이중 750여만 이상의 분묘가 무연고분묘이다. 공간도 묘지는 1기당 평균 19.35평이나 된다. 우리 평균주거공간 4.3평 보다 무려 4.5배가 넓다. 전체 인구로 환산한 공간인 1억9천3백50만평에 비해 무덤이 차지한 땅(3억 8천 7백만평)이 2배나 된다.
화장은 국토를 효율적 이용가치와 변화하는 생활을 고려 해 볼 때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장묘제도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과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사후화장 및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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