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만 대학생 껴안도록 거듭날 터"
정재욱 신임 한총련의장
"3백만 대학생 껴안도록 거듭날 터"
정재욱 신임 한총련의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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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자 아닌 한총련의장 공개활동
한총련 안팎에서 변화 눈에 띈다
과거시각 일부 언론 보도태도 유감


"현직 한총련의장으로서 양심수를 면회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는 게 아마 처음일 겁니다."

지난 20일 양심수석방과 정치수배해제를 위한 전국순례단(단장 최진수)이 광주교도소에 도착한 날. 신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 의장 정재욱씨(23)는 인사말에 앞서 이같은 개인적 감회를 밝혔다.

그의 말은 감회가 아닌 사실이었다.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의 '수괴'인 의장은 대개 당선 이전부터 단과대 학생회장을 지내면서 이미 한총련 대의원으로서 수배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총련 의장이 자유로운 신분을 가지고 구속수감중인 전임 의장을 면회하겠다고 찾아나선 것 자체로도 한총련 내부의 변화는 감지된다. 또한 그가 지난 17일 한총련 의장 자격으로 MBC 100분토론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적규정의 부당성을 주장한 모습에선 한총련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의식변화가 내비친다.

광주교도소에 수감중인 전임 김형주 한총련 의장과의 면회에 앞서 정씨를 만나 최근 한총련의 변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나눴다.

▲100분토론과 '한겨레'의 '왜냐면'등을 통해 한총련에 대한 공론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언론보도 이후 본인이 느끼는 주변의 변화는 어떤가.
- 학생대중들이나 시민들 속에서 적어도 현재의 한총련에 대한 '적대의식'이 많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이것는 그동안 한총련이 이적규정을 이유로 부당한 굴레가 씌워져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과 학생들에게 한총련을 이야기할 것이다.


▲ 지난 14일 대의원대회에서 의장으로 당선된 뒤 '한총련의 발전적 해체'이야기가 나오면서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았다.
- 순서가 바뀐 게 있다. 한총련은 '해체'에 앞서 더 폭넓은 학생대중들을 껴안기 위해 새로운 조직으로 먼저 태어날 것이다. '해체'는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과정인데 언론이 이 부분을 너무 부각시킨 점이 없지 않다. 새로운 조직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며 2~3년 안에 태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대학내에서 학생들의 정치에 관한 관심자체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총련이 현재 방식의 정치투쟁을 계속 벌여갈 수 있다고 보나
- 90년대 이후 학생운동의 정치투쟁 역량이 축소된 점이 있다. 그러나 여중생사건이나 이라크전쟁반대 등에서 나타나듯, 학생대중 전체로 보면 정치적 이해의 폭은 훨씬 넓어졌다. 이를 학생회라는 기존의 틀 안에서만 바라보려는 것이 문제다. 한총련은 앞으로 이런 대중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매년 5월말께 한총련 출범식을 거치면서 대의원들에 대한 실질적 수배령이 떨어지는데, 올해는 어떻게 달라지나.
- 법무부장관, 검찰, 경찰 공안기관은 물론이고 시민사회 원로 등 모두 초청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참석여부는 관련기관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지만 우리는 보다 열린 자세로 평화적이고 정당한 출범식을 통해 그 자체로도 한총련의 정당성을 알리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 사면정국이 다가오면서 한총련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수배해제나 구속자 석방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한다.
- 과거 시각으로 자꾸 한총련을 규정하려는 일부 언론의 태도는 유감스럽다. 사실 언론에 대해 별로 기대하는 것은 없다. 그와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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