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없다...흔들리는 테크노파크
비전없다...흔들리는 테크노파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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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운영위원 내부건의서 입수/ 류한덕 본부장 사퇴 구조조정 촉구/ 광주경실련 개혁운동 움직임 파장예고/ '벤처와 신기술의 오아시스'를 주창하며 지난 99년 개원한 재단법인 광주·전남 테크노파크(GJTP·수석이사장 고재유 광주시장)가 구조조정과 자립방안 등을 둘러싸고 내부에서부터 개혁요구가 제기된 가운데 앞으로 시민단체도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 확인결과 GJTP는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내부개혁과 비전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8개 출연대학에서 파견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일부위원들이 지난해말 2001년도 예산안을 심의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부결시키며 류한덕 본부장의 사퇴를 권고하는가 하면 수석이사장인 고재유 시장 등 이사진들에게 GJTP 개혁을 요구하는 내부건의서를 올리는 등 진통을 거듭한 것. 운영위원회는 결국 지난 1월말 운영위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사안별로 시한을 정해 실천하겠다는 테크노파크 류한덕본부장 등 집행부의 약속을 조건으로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부 운영위원들은 앞으로 테크노파크의 약속이행 상황에 따라 본격적인 개혁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최근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김용채 김종재 조국현)이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조만간 광주지역 산업구조 활성화 차원에서 테크노파크 개혁운동을 전개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참담하고 위기위식을 느낀다" "본부장 역할이 부족하고, 마인드가 없다" "참여를 후회한다" "GJTP는 위기상황이다. 존립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운영에 잘못이 많다" 지난해 12월8일과 13일 잇따라 열린 9·10차 운영위원회에서 운영위원들의 발언록 일부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자로 자신들이 느낀 문제점과 나름대로 대안을 모아 내부건의서를 작성, 고재유 수석이사장 등에게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본지가 입수한 '재단법인 광주·전남 테크노파크 운영개선을 위한 건의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GJTP조직 노령화 및 인건비 등 과다책정 - 본부장 1명, 부장급 4명(3급 2명, 다급 2명), 과장급 5명(4급 1명, 나급 4명), 5급 1명, 기능직 4명 등 총 15명 조직원중 과장급이상 간부급이 2/3인 10명이고 노령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에 비해 조직을 방만하고 안일하게 운영하고 있음. - 현 GJTP 간접사업비가 연간 15억원으로 과다할 뿐만 아니라 직원15명의 평균연봉이 4,700만원정도(인건비 6억원, 복리후생비 1억원/15명)이고 하위직급과 상위직급을 구분하면 부장급 상위직급은 5,000만원 이상임. ▲ GJTP 특화사업이 없다 - 지역현실을 감안한 구체적 사업비전 목표와 지표설정 전무. - 지역특화사업인 광주 광산업 및 전남도 생물산업과의 연계와 각 대학 지원센터와의 실질적인 연계방안 전무. - GJTP를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지역내 기술혁신체계 구축 전무. ▲ GJTP 운영자립방안이 없다 - 오는 4월말 완공되는 첨단단지 신축건물(1단계)의 임대사업외에 뚜렷한 재정자립방안 전무. - 법인 사업운영 기금확보를 위한 아이디어의 부재.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학협력 연구·개발 사업화에 대한 계획 전무. ▲ 기업체 출연금, 광주시 산학연기금 확보 및 지역특화산업과의 연계사업 전무 - 당초 1차년도 계획서에 의거하여 이사장 및 본부장이 참여대학 외에 출연할 수 있는 기관(5개년 계획서에서 광주시는 산학연 사업기금 5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원하기로 약속함) 및 기업체(광양제철) 등을 발굴하여 출연금을 확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나, 참여대학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매칭펀드 외에는 출연금확보가 전무함. - 광주 광산업 벤처자금 50억원 등을 광주시로부터 확보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무산돼 있고 광주시 지원금 중 2억9천만원이 감소, 사업비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대응책 전무. - 광주 광산업과 전남도 생물산업 등 유관사업과의 연계노력 전무. 이에따라 운영위원들은 건의서에서 테크노파크 개선방안으로 ▲ 경영마인드에 기초,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인력조정, 조직개편을 수반한 구조조정 ▲ 광산업, 생물산업 등 지역특화산업 조기확정을 통한 독자적인 사업 모색과 특화를 통한 비전 제시로 참여기관의 협력과 출연금 확보 ▲ GJTP와 참여대학과의 역할분담 및 지원센터 활성화 방안 수립 등을 포함한 테크노파크 운영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한 새로운 출발을 제시하고 있다. ■ 정말 위기인가 2003년 국비지원 끝 자립대책 시급 4월 단지 조성불구 임대사업만 마련 출연금 확보 목표액에 턱없이 부족 광산업 등 지역특화산업과 연계 미흡 고재유 수석이사장 무대책도 불안요인 미국의 실리콘밸리, 일본의 가나가와 사이언스파크, 영국의 캠브리지 사이언스파크, 독일의 도르트문트 테크놀로지파크는 광주·전남 테크노파크가 지향하는 선진외국의 모델이다. 테크노파크는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연구개발지원 및 각종 기업지원서비스 관련시설을 집적화시킨 단지를 말한다. GJTP는 대구, 경북, 안산 등 전국 6곳과 함께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총 25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되는 산업자원부의 시범사업이다. 이에따라 광주·전남은 정부지원과 함께 시·도, 각 대학이 출연한 기금 등 668억원을 투입, 광주시 북구 오룡동 첨단단지에 오는 4월말까지 1단계로 3만평의 부지에 6천100평의 건물을 준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GJTP는 지금 단지입주도 하기전에 그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위원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오는 2003년까지로 예정된 국비지원이 끝나면 GJTP가 자립할 수 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4월말 준공, 5월께 입주할 예정인 첨단단지 신축건물에 대한 활용계획도 임대사업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시피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자립화의 전제조건이 되는 출연금 확보가 당초 목표액에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데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GJTP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거기다 광산업 등 지역특화산업 등과 연계방안도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운영위원들 지적의 대부분은 그동안 100억여원을 지원해준 산업자원부의 1·2차년도 테크노파크 사업평가서에서도 거의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운영위원들은 현 테크노파크 총괄책임자인 류한덕 본부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안일한 대응과 수석이사장을 맡고 있는 고재유광주시장의 무대책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와관련 한 운영위원은 "류한덕 본부장은 광주시 내무국장과 북구청장 등을 지낸 성공한 공무원중의 한명이며 열정도 뛰어나다"면서도 "정통 내무공무원출신으로 테크노클라트도 아닌데다 테크노파크를 책임질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고 지난 2년동안 책임지지도 못했다"며 류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다른 운영위원은 "테크노파크를 주식회사에 비유하면 출연금이나 이후 활용계획을 놓고 볼 때 광주시가 주식이나 책임의 70∼80%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광주시와 고재유시장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 류한덕 본부장의 입장 고재유시장과 동문 공모통해 선임 "준비단계 너무 성급" 사퇴론 일축 테크노파크 총괄책임자인 류한덕본부장(62)은 지난 99년 3월 공모를 통해 초대 본부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3년으로 앞으로 1년여가 더 남았다. 류본부장은 32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내무부 지방행정국, 지방재정국과 전남도 교육원장과 진도군수, 광주시 내무국장, 북구청장, 지하철기획단장, 상수도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 98년 2월 명예퇴직했다. 고재유광주시장과 광주사범학교 동문(3년후배)으로 3년 임기가운데 1년여를 앞두고 내부 운영위원들로부터 사퇴권고를 받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류본부장은 "테크노파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사업이고 또 기다려야 되는 장구한 사업인데 너무 성급하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특화사업 선정과 관련해서도 "지금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역현실을 감안해 정해야 하며 집행부의 구조조정 요구는 상당부분 내부사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출연금 확보는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한 측면이 있으므로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류본부장은 이와함께 "신축건물에 대한 활용계획이나 장기적 비전 등은 이미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준비단계에서 분명히 역할을 했다"며 "너무 지엽적인 것을 갖고 시비걸지 말고 멀리 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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