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두 번째 밤-속 아라비안나이트-
천 두 번째 밤-속 아라비안나이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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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코르돈 지음, 박종대 옮김, 다른우리, 7천500원

첫 왕비가 몰래 바람을 비운 것에 분노한 셰헤르반 술탄은 매일 밤 새로운 여자와 결혼을 한 뒤 바로 다음날 목을 베어 버렸다. 그러던 중 셰헤레자데라는 아름답고 현명한 여인이 자청해서 술탄과 결혼을 한 뒤 천 하루 밤 동안 동화를 들려주면서 술탄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이 '아라비안나이트'의 줄거리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보았을 법하다. 어떻게 동화만 듣고 그렇게 포악했던 사람의 마음이 착하게 돌아설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많은 백성들을 무고하게 죽여 놓고, 어찌 그리 쉽사리 용서받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작품 속 작가 역시 이 행복한 결말에 불만을 가졌다. 그리고 그런 의문을 품은 후세인들에게 셰헤르반 술탄이 직접 나타나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 두 번 째의 밤' 속에는 왕자자리를 마다한 양탄자 짜는 젊은이, 바다괴물을 무찌른 쌀파는 처녀 진발이, 피리부는 궁중 악사, 초록 물고기로 부자가 됐지만 사랑은 살 수 없었던 청년, 끝없는 그리움을 간직한 바다의 노인, 야생의 노파, 마법의 터번, 검은 궁전, 아부딜라와 세 귀신이 등장하여 독자에겐 마치 그 날 밤에 일어난 셰헤르반의 심경변화를 추리해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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