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이전 논의, 혹세무민 멈춰라
도청 이전 논의, 혹세무민 멈춰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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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지부장인 정동채의원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청이전계획 중단 시도통합 추진 입장을 밝힘으로써 도청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의원의 제안이 어느정도 파문을 일으킬지는 미지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도청이전문제가 본격적으로 지역사회의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정 의원의 제안이 오히려 그동안 도청이전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복잡하게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은 도청이전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을 놓고 볼 때 신선한 충격을 준 것만은 사실이다. 바로 새로운 논의방식과 이를 책임질 리더십의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정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고재유 시장과 허경만 지사가 아무런 조건없이 시도통합문제를 논의하는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제안하며 결단도 시·도지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고시장과 허지사가 도청이전을 둘러싸고 거의 실현 불가능한 전제조건을 내걸며 '핑퐁게임'하듯이 전개해온 논란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시도통합을 둘러싸고 난마처럼 얽힌 광주·전남의 현실은 두 단체장만의 책임은 아니다. 여기에는 그동안 침묵했던 정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도통합을 놓고 벌어진 지역분열과 갈등 앞에서 그동안 어떤 정치지도자가 책임있게 시도민들에게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득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던가. 누구나 시도민을 이야기하고 후세를 앞세우지만 정작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며 반대론자들을 설득할 대안을 제시하거나 몸을 던져 설득하는 지도자는 없었다. 특히 심지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도청이전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도청이전과 시도통합론을 왔다갔다 하거나 아예 언급을 회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허송세월'에 이어 '허구(고)세월'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도민들은 헷갈렸다. 근본적으로 도청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로 인해 지역발전의 에너지만 소진했다. 도청이전 이든 시도통합이든 '그 이상'을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청이 이전하든 안하든, 시도가 행정구역을 통합하든 그렇지 않든 그와 상관없이 광주·전남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에 눈을 돌리자는 것이다. 더늦기전에 진정으로 광주·전남 지역민과 후세들을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시도통합과 도청이전을 뛰어넘는 양 시도의 상생전략을 찾아 공동 추진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우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개인적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해선 안되며 상대방의 입장을 설득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구든 자신의 입장만을 앞세우며 더 이상 시도민을팔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혹세무민'을 멈추자는 것이다. 이를위해 도청이전 불가 및 시도통합론자들은 이미 법적으로 결정돼 진행중인 도청이전사업을 어떻게 중지할 수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 또한 도청이 이전하지 않으면 이미 계획된 5·18기념관화 사업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대답해야 한다. 무엇보다 꼭 도청이 지금 그 자리에 있어야 광주·전남이 함께 사는 길인지 과학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도청이전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도청이전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렇더라도 그 비용을 신도심개발에 투입하는 것만이 전남도를 위한 것인지, 나아가 도청이전이 광주 전남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인지 대답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광주와 전남이 함께 살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이다. 그런 리더십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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