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우리문화를 느껴보아요
마음껏 우리문화를 느껴보아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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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우리마을, 우리문화... 우리에게는 이 '우리'라는 말이 잘 쓰인다. 내 것만도 네 것만도 아닌 우리 것.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것. 우리 모두가 잘 사는 것. 그 옛날, 우리네 모습이 그렇지 않았을까. 담장과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단절된 지금, 우리 모두가 어울려 사는 공동체를 꿈꿔본다.

본디, 우리 민족은 흥이 많았던 모양이다. 일할 때도 놀면서 했고, 잘 놀아야 일도 잘 한다 했다. 노래가 나오면 저절로 일어서 춤추었고, 그때는 너와 내가 아닌 우리만 존재한 듯 싶다. 그 많던 흥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사는 것이 팍팍해지고, 나누는 것을 잃어버리면 노는 것도 시들해지는 법.

잘 놀아보자. 잘 놀면 모든 일도 잘 될 것이요, 잃어버린 우리 정신도 되찾을 테니. 우리의 풍류문화를 되찾는 일은 그래서 소중하다. 소비적인 놀이가 아니고, 천박한 놀음도 아닌 우리의 멋스러운 풍류(風流). 춤과 노래와 차와 술이 있는 우리의 멋드러진 놀이. 그 놀이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요, 이어가야 할 우리 문화 아니겠는가.

흥겨울 때 '얼쑤~', '지화자~', "좋~다"는 저절로 나오는 우리의 추임새다. 그중 '얼쑤'를 이름으로 삼은 곳이 있다. '전통문화연구회 얼쑤'라는 이름으로... 92년, 네명이 모여 만든 사물놀이패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문화를 생각하는 모임이 되었다. 지금이야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풍물악기가 생소하지 않게 되었지만 10년 전 만해도 그렇지 않았다. 풍물이라는 것은 데모집회나 시위할 때 쓰이는 것이었고, 우리 춤이나 소리를 배울라치면 무당이니, 기생이니 하는 소리를 듣던 때였다.

'얼쑤'는 그 벽을 깨고자 거리로 나갔다. "예술의 거리에서 거리공연을 했어요. 서울에서는 수와진이 심장병 어린이 돕기 거리공연을 하던때죠. 장애인 돕기 모금함을 앞에 두고, 거리에서 사물놀이를 했어요." 네명의 창립맴버 중 한사람인 김이권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얼쑤는 처음부터 우리문화 대중화를 고민했어요. 얼쑤의 시작이 큰 이념이나 명분이 아니라 풍물로 즐거운 사람들이 원해서 시작한 것이니까요. 집 앞에 피아노 학원이 있듯, 우리 악기도 마음껏 배울 수 있고, 연주할 수 있기를 바란거죠."

올 7월, 얼쑤는 시내 사무실을 정리하고 포충사 옆에 있는 한 폐교로 자리를 옮겼다 ©양희연

이 바람으로 얼쑤는 '이동문화교실'을 열었다. 농협의 '문화교실', 각 복지관의 사물강습이 그 시작. 각자에게 내포된 우리 민족성의 발현인가. 배우는 사람들은 좋아했고, 그만큼 교육의 장은 넓어져 갔다. 각 유툥센터나 자치회관의 문화교실, 각 학교에서도 강습요청은 계속 들어온다. "그동안 문화라는 것이 너무 양극화되어있었어요.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너무 고고하게 있는 것 아니면 유희라는 이름으로 놀기만 하는 것. 하지만 문화는 삶 자체잖아요. 그 삶이 올바로 자리매김 해야 문화의 질도 높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삶 속의 문화. 단순히 사물놀이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 문화를 고민하고 있다. "얼쑤는 극단으로 한정되지 않을거예요. 세계적인 전문 타악 그룹으로 나가려는 노력은 극단차원에서 계속 해가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문화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할겁니다. 우리의 활동이 얼마나 넓어질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우리가 하지 않을거구요. 5년 후를 내다보며 새로운 일에 도전할거니까요." 야외공연장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공연도 할 계획이고, 중고물품을 교환하는 개미장터도 고민하고 있고,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상중이다.

그 첫걸음으로 '얼쑤'에서 도자기 강습을 연다. 올 7월, 얼쑤는 시내 사무실을 정리하고 포충사 옆에 있는 한 폐교로 자리를 옮겼다. 광주시 남구 양과동에 있는 '대촌동초등학교'를 인수한 것. 4500평의 부지와 학교였던 건물에 풍물 교육실, 소공연장, 회의실, 춤 연습실, 도자기실로 채워져있다. 겨울방학기간인 1월 6일부터 17일까지 2주 동안 풍물과 도자기교육의 문화교실을 연다. 아이들이 공부하던 그곳이 우리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했다.

우리 것을 아끼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문화는 검증되고 대중화될 수 있는 방법들도 알려졌다. 그 노하우를 서로 엮어 새로운 시도를 해나간다면 우리문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아갈 수 있을테다. 우리정신의 뿌리를 반듯이 세우고 그 가지와 열매를 마음껏 뻗어보자. 그 길에 앞장선 '얼쑤'가 있어 마음 든든하다.

얼쑤 홈페이지 : www.olssu.com

2003년 얼쑤 겨울 문화교실
일시 : 2003년 1월6일(月)~1월17일(金) 토,일제외 10일간
장소 : 광주광역시 남구 양과동 893 (전 대촌동초등학교) '얼쑤'
문의전화
사물놀이 : 062-676-3844, 019-619-3837 (김양균)
도예 : 062-671-8082, 019-9115-5674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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