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영상교육이 시급하다
청소년 영상교육이 시급하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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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될 무렵, 달력 위의 날짜들은 무척이나 많아보였고 그 숫자만큼 많은 희망을 품었던 200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광주지역에서는 여러 이름의 문화 행사들이 있었고, 그 중의 몇은 만족스러운 것이었으나 그 중의 몇은 이름값도 못하는 것들이었다.

영화와 더불어 사는 일이 업인지라 당연히 올 한 해 동안 광주지역에서 벌어진 영상 관련 행사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는데, 그 중에서 꼭 한번 묻고 싶고 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야기 되어져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광주지역에서 영상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 도대체 몇이나 청소년들의 영상교육에 관심을 가져왔는가 하는 것이다.

겉보기의 홍보성이나 업적 쌓기의 행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미래의 영상물 창작 주역들의 창의력과 독창성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행사가 몇이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무척이나 회의적이다. 영상 문화 경험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광주지역에서 청소년에 대한 영상교육은 문자 그대로 영상문화 인프라 구축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에 광주지역 청소년의 미래교육에 뜻있는 사람들이 만든 사회교육원에서 주최한 자그마한 청소년 영화제에 심사위원 중의 한명으로 참석한 일이 있었다. 올 해로 4회 째를 맞고 있다는 그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재기발랄하고 명랑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어 영상을 통해 세상에 대해 발언하고자 하는 청소년이나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에게 무척이나 힘이 되는 일이었다.

출품된 작품들 대부분이 새로운 형식과 다양한 주제의식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안정된 화면구도와 신선한 카메라 기법 등을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보기 좋고 의욕이 넘치는 청소년 영화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광주에서 개최된 청소년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청소년들이 출품한 작품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한 안타까움은 광주지역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실험 정신을 개발, 교육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배가되었다.

그래서 광주지역에서 기초부터 튼튼한 영상문화의 발전과 육성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청소년 영상교육의 필요성의 인식과 홍보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청소년들이 영상 작업을 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영상 문화와 산업 발전의 기초라는 것 이외에, 그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다양하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재되어 있는 문화적인 감성을 깨우치고 심미안을 키울 수 있도록 문화영역의 각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구성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탄탄한 구성의 시나리오와 형식의 발견은 문화적 영양 결핍과 편식에서는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도 교육기관이나 비제도 교육기관, 그리고 영상 작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가나 창작 전문가를 발견, 육성하고 재교육시켜야 한다. 이러한 모든 작업이 지속적이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 행정기관의 제도적인 지원 사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청소년 그들만의 주체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객관적인 통찰력이 드러나는, 기존 가치와 질서에 대항하고 도전하는, 무한자유와 생명력 넘치는 작품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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