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주역 장세동씨의 참배방법
5공 주역 장세동씨의 참배방법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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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선출마를 선언한 장세동 후보가 5월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8일 오전 5.18국립망월묘지에 참배했다.

하지만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과 함께 참배과정에서 5월단체회원들을 물리력으로 배제하다 일부 회원이 부상을 당하기도 해 5공의 진정한 사죄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12.12 사태에 적극 참여했고 81년부터 대통령의 경호실장에 이어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5공화국의 실세였다.

장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반부터 30여분동안 '광주·여수·순천 장세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비롯한 측근 100여명과 함께 5.18신묘역을 찾아 분향한 뒤 묘역을 돌며 참배했다.

5.18묘역을 둘러본 장 후보는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오지 못했던 것일 뿐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며 "5.18광주민중항쟁으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삼가 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 우리 모두 견디기 어려운 아픔을 삭이고 내일을 위한 새로운 마음을 다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 저의 방문을 광주시민들이 이해와 너그러움으로 감싸주실 때 역사는 이를 소중히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후보의 망월동 방문은 5월단체 소속회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묘역 정문부터 순탄치 않았다.

전대통령 비서실장, 안기부장출신의 첫 망월묘역 방문
5월단체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
"진정한 참회 없이 정치적 이용말라"비판


이미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5월학살의 장본인 격인 장세동씨가 대선을 진정한 참회 없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망월동을 찾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힌 5월제단체협의회는 이날 자신들의 승용차로 5월묘역 정문을 가로막아 경찰들과도 마찰을 빚었다.

때문에 장씨는 묘역 정문이 아닌 옆문을 통해 묘역으로 걸어 들어가야 했고, 분향소 앞에서도 일부 회원들로부터 달걀세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제지로 5월단체회원들은 묘역 외곽으로 끌려갔고, 이 과정에서 5월제단체협의회 이경희 간사가 어깨탈골로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장씨는 묘지를 돌며 일일이 묘비를 손으로 쓰다듬기도 하고, 박관현 열사의 묘지 앞에선 묘비를 잡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묘의 잡초를 뽑기도 했다.

같은 시각 경찰에 의해 장후보쪽 접근이 차단된 5월단체 회원들은 장씨를 향해"네가 어떻게 죽였는지 네 눈으로 똑똑히 봐라"라며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5.18상이유족회 김성수 회장은 "이미 5.18묘역은 국가보훈처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우리가 장세동의 참배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사죄와 용서를 구하러 왔다면 우리와 대화도 하고 평소에 왔어야지, 이렇게 군홧발로 짓밟듯 제쳐놓고 참배를 밀어부칠 수 없는 일이다"고 분개했다.

장씨는 33분만의 5.18묘역 참배를 마친 뒤 이 지역 언론사 방문일정을 위해 광주시내로 향했다.

한편, 경찰의 제지과정에서 어깨탈골을 당해 광주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5월제단체협의회 이경희 간사는 "우리는 지금도 5월을 생각하면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데, 그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쩌면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또 "5월관련자들의 최소한의 의사표시를 묵살한 장씨도 문제지만 경찰의 막무가내 경호태도도 묵과할 수 없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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