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광주김치축제 를 평가한다
2002 광주김치축제 를 평가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제를 단순한 소비성 이벤트가 아닌 지역문화 환경을 바꾸는 촉매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축제의 계획 및 실행의 책임주체가 명확한지, 그 축제가 제대로 기획된 것인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인지, 지역 내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적 자원을 발굴, 활용하여 자생적인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였는지, 예산은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문화적인 파급효과는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평가과정이 필요하다. 이같은 취지로 광주전남문화연대가 실시한 2002광주김치축제 평가를 요약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 축제기획에 대한 타당성

광주김치의 세계화와 문화관광축제로서 정착시키기 위한 김치축제. 하지만 9회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치축제는 정확한 컨셉의 수립이 없고, 행사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업무체계도 확보되지 않았으며, 거대한 행사장 규모에 비해 김치에 대한 재조명 및 관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방안의 모색에도 실패하여 4억9천만원이라는 예산 규모에 비해 그 효율성에 의구심이 많이 드는 축제라 할 수 있다.

김치축제 자체가 갖는 특성은 맛의 고장 광주를 대표하며, 아울러 김치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다는 측면에서 브랜드 가치로 보았을 때 긍정적이지만 축제 세부의 기획 내용을 보면 김치는 다른 행사와 놀이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참신해 보이는 행사라 할 수 있는 김치 담그기 경연대회 또한 매해 횟수를 더하면서 참여층의 한계를 보이는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중외공원 내에 새롭게 도입한 '농촌풍경의 재현' 공간과 시립민속박물관에서 기획한 '광주의 길과 풍속', 한일문화교류전 전시 등에 관람객들의 반응이 진지하였다. 이는 축제 자체가 소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부재한 탓에 기인한다.

김치라는 소재를 확산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이 부분은 기획사나 광주시나 서로 책임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김치의 특성에 부합된 독창적이고 참신한 기획을 찾을 길 없는 것이다.

● 축제준비 과정

축제추진위원회가 3월말 발족 하였지만 그 구성인원이 누구이며 어떠한 일을 추진하는지 시민사회는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들에 의해 4월초 기획사가 선정되고 축제와 관련한 모든 일들은 기획사의 기획안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근본적으로 축제로부터 배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기획사의 기획은 김치라는 주제를 소구하기보다는 관람객 유치라는 측면과 더불어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로서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축제의 조직체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단지 실행하는 집단인 기획사와 관리 감독하는 집단인 광주시만 있을 뿐이다.

지역언론사들의 보도 또한 축제 개막 몇일 전 몇줄의 기사를 통한 개막안내 보도 정보 밖에 없었다. 인터넷 또한 별도의 홈페이지보다는 시청의 홈페이지에 연결된 한시성을 가진 운영을 하였고 그 콘텐츠 또한 관객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고 간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김치 축제를 위하여 기획사에서는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실제 준비된 것은 기획사가 선정되어 협약을 체결한 6월부터 구체화되었다. 금년 김치축제의 경우 행사 개막 순간까지도 전시 공간 내에 전시품을 가져다 놓지 못하고 오프닝을 치르는 준비 부족을 보여 주었으며, 행사 관계자들에 대한 사전 교육이나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점, 외국인을 유치하고서도 통역요원의 배치 등에 대한 안배가 부족한 점을 보았을 때 준비가 부족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 축제 시행과정

축제의 진행 전반은 비교적 원활하였다. 전년도에 진행을 경험했던 기획사였으므로 진행과정상의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운영 전반에 있어서 운영요원들이 누구인지, 누가 축제의 추진 주체인지 찾을 수 없었다. 관련 공무원도 100여명이 현장에 파견되었다고 하지만 각 행사의 원활한 운영과 진행상의 도움을 주기 위한 파견보다는 형식적인 인원 충원에 불과한 것이었다.

전시행사의 경우 그 내용자체는 충실했지만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거나 시식하고 이를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고 말아 매년 지적되고 있지만 금년 또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였다.
축제 전반의 짜임새는 주제와 목적이 모호하고 오로지 관객들을 유인하는 것에 중심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행사의 내용도 한 순간의 즐거움을 주는 오락 중심의 축제로서 김치의 맛이나 향기를 관객들이 체험하고 가져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부대행사들도 대부분 관객과 참가자를 분리하는 효과를 낳고 있어서 따로 노는 느낌이었고 김치에 대한 관심을 집중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행사 전체를 보면 행사를 위한 축제에 매몰된 한계가 역력하여 짜임새 있는 축제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 축제의 인지도/이미지 및 사후 영향

광주를 대표하는 축제로서 김치 축제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었지만 그것을 구체화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일궈내며, 지역의 수익원으로 승화시키는 광주시 행사전반에 관한 책임있는 운영이 요구되었다.
중외공원이라는 열린 공간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갖지만 그 후유증이 큰 것이 문제다. 보호받아야 할 잔디밭을 음식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혹은 전시 공간으로 바꾸면서 자연스러움을 거둬가기 때문이다.

반면, 김치축제를 통해 광주김치의 인지도를 향상하였고 매출 부분에 있어서도 신장하였으며, 지역 김치 생산업체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는 계기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혜택을 받은 것으로 광주시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자원의 부재라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없는 데다 연계관광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등의 노력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무엇보다도 행사 전반에 관한 광주시의 책임있는 운영이 요구되고, 내.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의 수준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노력과 김치 생산업체를 비롯한 민간 관련 기관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