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딸들의 어우러짐-6.15 선언실천위한 남북여성통일대회 참가기
조선의 딸들의 어우러짐-6.15 선언실천위한 남북여성통일대회 참가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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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기다림이었다. 신혼여행을 갈 수 있는 한 북으로 가보자고 북방한계선으로 다녀온 나로서는 더욱 더 새로운 설레임이었다. 북쪽으로 출발하기 하루전(14일) 통일원에서 실시하는 방북교육을 시작으로 우리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방북교육이라야 주의사항과 북측에 대한 통일부의 시각을 설명하는 것이 고작이다. 교육을 받으면서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광주에서 먼길을 올라가 낯선 서울에서 하루를 유숙하면서 까지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불쾌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서울에서 여관에서 하루를 유숙하고 아침 7시에 경복궁을 출발해서 북쪽 고성의 장전항에 도착하니 오후6시였다. 꼬박 11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방북교육까지 합치면 1박2일이 소요되는 긴시간이었다. 장전항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되었다. 그 밤은 참가자들 모두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반세기만의 해후를 손꼽아 기다리며 선상에서 서로 어우러져 마음을 나누었다.
영원히 아니 어쩌면 오랜 희망으로만 갖고 살았야 했던 통일이 눈앞에 한걸음 더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면서 우리는 새벽이 오길 밤새워 기다렸다.

고성에 도착해 보니 맨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곳곳에 수해의 흔적이었다. 금강산 쪽에 수해가 심했다더니 길이 많이 손상되어 피해가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 우리는 6.15 공동선언의 불씨를 이어받아 통일과 평화의 꽃을 피우기 위한 마음으로 북측 여성대표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조선의 딸들의 어우러짐의 첫대면을 했다.

첫만남은 16일 북측의 김정숙휴양소 마당에서 시작되었다.
떨리는 손길로 계양되는 통일기의 개막을 지켜보면서 모두들 벅찬 가슴에 열렬한 박수를 쳤다. 양측의 환영인사가 오고가고 통일을 위한 여성의 역할에 대한 남과 북, 해외여성의 결의가 다져지는 순간의 울려퍼진 우렁찬 박수소리는 금강산에 골짜기에 메아리로 스며들었다.

여성들만의 특징이 두드러진 수예품과 미술품의 전시회가 열리고 솔숲에서 남과 북 여성들이 함께 모여 점심식사를 나누면서 오락과 담소를 즐겼다. 북측 여성들의 특징은 당당하고 스스럼이 없다는 점이다. 춤을 출때도 노래를 부를때도 그들에게는 사양하거나 어색해 하는 것이 없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자신의 그대로를 스스럼없이 표현한다. 이러한 그들의 친절이 우리의 어색함을 누그러 뜨리는데 충분했다.

오후엔 남과 북이 하나되어 오락경기를 했다. 손잡고 달리고 함께 꽃줄을 넘으면서 화해와 협력의 마음합치기 경기와 어우러져서 이루어진 응원전은 우리가 둘이었다는 것을 한순간에 잊어버리게 하였다.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 처럼 그렇게 어루러져 금강산의 맑은 하늘아래서 맘껏 서로를 느끼고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저녁에는 금강산 여관에서 남북 여성대표들의 만찬이 이어졌다. 그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헤어짐이 아쉬웠고 그 밤은 배에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뒤척이게 하였다. 배로 돌아오는 것만 아니라면 여기가 남인지 북인지 구분짓고 싶지 않음이 모두의 마음이었으리라. 북측 여성들의 주된 관심은 대선이었다. 누가되든지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통일만이 우리민족의 살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통일을 앞당기는 대통령이 당선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말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진정 누가 통일을 앞당기는 대통령이고 과연 그런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는 정치상황인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은 무거웠다.

17일은 부문별 상봉모임으로 첫장을 열었다. 노동,농민, 통일, 경제인, 여성, 교육, 정치인 등 각계 부분별 모임에서는 서로의 현황과 소개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서로의 체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한 일부에서 부분적인 마찰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사소한 차이는 합동예술공연을 통해서 극복이 되었다. 남과 북의 예술단의 교류가 이어지고 북측의 어린이, 청년, 어른에 이어진 공연은 집체 예술의 진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었다. 정성이 깃든 예술공연이었다. 예술단 공연후의 마음합치기 단심줄을 꼬면서 어우러진 통일기차 놀이는 반세기를 가로막은 분단의 장벽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위한 서로의 마음을 나누기에 충분했다. 남과 북 조선의 딸들은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었다. 한없이 춤을 춘대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그 어우러짐에 모두 한마음으로 웃음을 나누었다. 통일을 향한 발걸음에 힘을 보태는 춤. 그 서로의 어깨춤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였다.

폐막식에 통일기가 하강되고 평화의 비둘기를 하늘로 높이 날려보내면서 통일, 그리고 하나됨에 대한 염원을 모두의 가슴속에 아로새졌다. 아마도 이 염원은 조선의 딸들의 가슴에서 불씨로 타오를 것이다.
마지막 금강산 산행은 단풍으로 아름다이 옷을 입은 금강과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계곡을 지나 금강문 앞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없어 구룡폭포에 오르지 못함을 아쉬움으로 남겼지만 우리는 발걸음을 돌렸고 이별의 악수를 나누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우리들에게 남겨진 것은 이별 그 뒤의 해후에 대한 아쉬움 이었다.

배가 속초항을 출발할 때 쯤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였고 북측 여맹위원들은 일일이 우리의 손을 잡고 이별의 악수를 했다. 배가 속초항을 출발할 때 까지 1시간 넘게 포구에 서서 찬바람 맞으면서 어둠속에서 떠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손을 흔들던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제 다시 만날 때 쯤엔 통일에 한걸음 성큼 다가서 있기를 바라는 조선의 딸들의 어우러짐은 하나되는 날까지 남북 모두의 가슴에서 통일의 불씨로 타오를 것이다. (전국여성농민회 총연합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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