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형렬 광주상의회장의 '속앓이'
마형렬 광주상의회장의 '속앓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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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형렬 광주상공회의소 회장(65)이 요즘 '속앓이'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스스로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그렇다고 그대로 놔둘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소 추진력이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미지와는 영 안어울리는 처지에 빠진 셈이다.

마회장의 '속앓이' 배경은 다름아닌 그의 직함과 관련이 있다. 그는 지난 11일 故 박정구회장 이후 궐위중이던 제 17대 회장에 선출됐다. 경제계 안팎에서는 지방사인 남양건설(주)회장으로 대한건설협회 회장직에 오른데 이어 다시한번 저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경선부담 '6개월 잔여임기만' 발언
합의추대로 선출, 뒤늦게 후회(?)


그런데 문제는 뜻밖에도 선출과정에서 불거졌다. 겉으로는 '만장일치 합의추대'였지만 실은 경선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해 '6개월 잔여임기만 채우고 물러난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당초 마회장과 경선을 치를 작정이었던 남상규 부국철강사장은 "마회장측에서 경선대신 합의추대를 조건으로 6개월 잔여임기만 하겠다고 제안해와 박용훈 부회장등 7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를 확인하고 경선출마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또 "자칫 나눠먹기식 밀실야합으로 비춰질 오해가 있어 이를 투명하게 공표했다"며 40명의 상의위원과 보도진등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마회장이 이를 재차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의추대로 선출된 이후 마회장은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난처한 입장'에 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실제, 마회장은 취임 전화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 측근이 전하는 마회장의 요즘 심정은 이렇다.

"회장님은 경선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원로인데다 대한건협회장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경선에서 이겨도 모양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래서 합의추대를 원했고, 잔여임기만 할텐데 (명예직인데) 경선이 필요있느냐는 의미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말을 한 번 해 놓은 것이라 주워담을 수도 없고…. 그래서 언론 인터뷰도 안한다. 사실 난처하다. 6개월 뒤 상황보면서 판단할 것이며, 차기 회장직은 안한다고 할 수도 없고,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내년 3월에 가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말이 마회장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다 헤아렸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선출과정을 보고 실망하고 자조하는 시각들이 많다는 점이다. "국민학생도 투표를 하는데 하물며…"라는 탄식이 왜 흘러 나오는지 음미해볼만한 대목이다.

언젠가는 5·18재단 이사장 선출때도 '경선후유증', '파벌대립' 등의 이유로 경선과 추대를 놓고 격렬한 진통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합의추대' 관행이 자칫 광주를 '경선도 못하는 사회'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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