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과연, 개혁은 가능한가 ③-2 민립 조선대 어디로 ?
<기획시리즈> 과연, 개혁은 가능한가 ③-2 민립 조선대 어디로 ?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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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는 365일 총장후보들의 정치판이다. 연구와 대학발전, 개혁은 안중에도 없다. 이 때문에 교수사회가 편가르기, 줄서기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조선대의 개혁적인 발전을 바라는 교수들과 동문 학생들이 내놓은 조선대의 현재 진단이다.


"황토로라도 담을 쌓고 창호지라도 문을 발라서 허청에서라도 한자를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쳐 우리 민족문화를 건설하여야 할 것입니다"라며 1946년 조선대를 설립에 나섰던 조선대 설립동지회원과 쌀 한되, 깨 한줌, 벽돌 한 장을 '민립대학' 대의 앞에 혼쾌히 내놓았던 7만2천여명의 조선 민중들이 오늘의 현실을 안다면 통탄 할 대목이다.

염불보다 잿밥? 대학인지 정치판인지...
연구는 뒷전 총장 뽑자마자 차기 노린 이합집산 몰두

조선대학교가 더이상 진보와 개혁으로 나가지 못하고 표류하는 배경에는 '총장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일부 교수그룹들의 각축전이 자리 잡고 있다. 한 중진 교수는 "내년 11월 총장 선거가 1년이나 남았는데도 자천타천으로 20∼30명의 후보들이 거론 될 정도"라며 "이들은 날마다 식사와 술 접대로 자신들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오죽했으면 조선대 주변에서는 "총장 선거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총장 선거가 시작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총장자리를 노리는 '검은 욕심'

문제는 왜 이렇게 일부 교수들이 '총장권력'에 목을 메느냐다. 지난 87년 이후 조선대는 '개혁 진행형'이다. 이는 조선대를 법적으로 대표하는 이사회는 정이사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가 임명하고 파견하는 '관선이사(=임시이사)'체제가 잘 말해준다. 조선대 이사회는 여느 사립대 이사회처럼 대학운영에 대해 간섭과 막강한 힘을 갖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대학교의 권력의 정점에는 총장이 있다. 임시 이사진 구성에서 조선대 총장의 입김은 거의 절대적이다. 지난해 12월 새 이사진 구성에서도 "현 양형일 총장의 이사회 추천과 조각이 그대로 교육부에 통과 됐다"는 것에서도 이를 잘 말해준다.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조선대 총장'은 한해 평균 1천8백억원대의 예산집행, 2만3천여명 학생, 650여명 교수, 400여명의 교직원을 지휘하고 관리하고 있다. 사회적 대우는 차관급에 지역의 유지로서 예우를 받는다. 여기에 조선대 총장은 개인의 정치적 발판대라는 '유혹의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 파동이후 현 양형일 총장이 민주당 일각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었을 정도다. 특히 전 김기삼 총장은 자신의 정치적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총장자리를 노골적으로 이용하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학교주변에서는 "전 총장은 조선대 병원 등 이권이 개입 된 모든 사업에 '뒷 거래'를 요구했었다"며 총장자리에 드리워진 '검은 유착'을 대변했다.


총장선거로 보신·보수 집단이 부활

이처럼 '정치의 발판대로써 조선대 총장'이외에 '일부 보수적인 교수 교직원 집단의 울타리'로써 총장자리를 들수 있다. 이들 집단은 "겉으로는 박철웅 총장과 결별을 말하지만 머리속에서는 여전히 변화와 개혁, 진보로 나가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 특징"이라는 평가다.


이들을 두고 대학 주변에서는 "전국 사립대학 중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의 높은 연봉수준과 근무혜택만이 이들에게는 유일한 관심"이라는 것. 80년대 중반 총학생회 간부를 했던 한 동문은 이들에 대해 "새로운 시스템과 운영체제, 개혁마인드에 대해 이들 집단은 사사건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90년대 중반을 시점으로 이들 집단들이 총장권력과 맞물리면서 목소리가 집단화 되고 있는 추세"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동문도 "이들은 한마디로 '철밥통'들도 향후 조선대 발전을 놓고도 이들 보신·보수적인 교수 교직원들이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대학자율운영 침해하는 동문들

여기에 각종 이권을 노린 일부 동문들의 과도한 학교 간섭도 '총장 권력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 살리기'라는 명분을 걸고 대학운영과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총장선거전에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 총장은 누구누구의 작품', '현 총장의 배후에는 누구누구 동문이 있다'는 설은 조선대 동문들에게는 낮설지 않는 일상적인 대화가 될 정도다.


이에 대해 조선대 40대 한 동문은 "'대학살리기'라는 명분으로 모교의 운영과 총장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남한의 어느 대학 동문도 같지 못하는 아름다운 마음들로 박철웅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기여를 한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며 본래의 '대학살리기' 초심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동문은 "본래의 구교차원의 마음들은 사라지고 각종 이권 개입, 과도한 학교간섭, 개혁 발목잡기 등으로 변질돼 이제는 학교발전을 가로막는 '독버섯'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동문들이 총장의 고유권한인 교수채용까지 집단적인 압력을 행사 교원임용 기준을 무너뜨렸으며 또 일부 동문들은 각종 학교 공사에 이권을 챙기거나 챙기려 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동문들의 '모교살리기'가 총장자리를 놓고 편가르기, 줄서기로 변질되는 것에 조선대 동문들과 학교내부인사들 사이에서도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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