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잊혀진 마을 굿찾기 ‘쥔쥔 문여소’...정월대보름 행사 개최
여수시, 잊혀진 마을 굿찾기 ‘쥔쥔 문여소’...정월대보름 행사 개최
  • 박미라 기자
  • 승인 2024.02.2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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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불놀이, 달집태우기 통해 가족의 안녕과 건강 빌어
지난 25일 여수시 소라면 원대포마을에서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를 했다. [사진= 전남매거진 박미라기자}
지난 25일 여수시 소라면 원대포마을에서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를 했다. [사진= 전남매거진 박미라기자}

지난 25일 여수시 소라면 원대포마을에서 정월대보름 굿 ‘잊혀진 마을굿 찾기’의 일원으로 ‘쥔쥔 문여소’ 행사가 개최됐다.

마을회관에서 여는굿을 시작으로 당산굿, 마을샘굿, 마당밟기, 달집태우기 및 판굿 등 다양한 굿을 진행했다.

마을굿이란 농사짓는 이들이 순수하고 소박한 삶 속에서 하나의 가식도 없는 생활 그 자체의 일부분으로 마을 전체가 화합하는 놀이로  마을 사람들이 뜻과 힘을 모아 함께 치는 것이고 특히, 당산제, 마당밟기, 대보름 판굿은 온갖 잡신과 액운을 몰아내고 마을의 풍요와 화합을 일구어내는 마을 축제다.

옛날에는 마을의 기강을 다시 잡고 일년 내내 농사를 지으면서 마을 사람들의 사이에서 자잘한 문제꺼리나 소원한 관계가 생기면 굿판을 벌어서 풀어주기도 했다.

따라서 마을굿은 마을 전체의 화합을 이루어내는 크나큰 의미를 갖는다.

마당밟기는 정월 초사흘 전에는 굿소리를 내지 않다가 나흘 날 이후에 택일하여 마당밟기를 시작하는데 아침을 먹고 나발을 세 번 불면 치배들은 복색과 풍물을 갖추고 모여서 마당밟기를 시작한다.

한편, ‘쥔쥔 문여소‘ 는 묵은 액땜은 나가고 새로운 복을 들어오게 하는 하나의 풍습으로 집집마다 집안의 무사 평안을 빌고 집안 구석구석을 밟아주면서 집안의 안녕과 풍요 그리고 복을 받으라는 뜻이다.

날이 갈수록 우리 주변에서 우리의 것들과 전통놀이가 잊혀져가고 퇴색해져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에 원대포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를 했다.

쥐불놀이는 잡귀를 쫓고 신성하게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와 함께 잡초를 태움으로써 해충의 알을 죽여 풍작을 기도하며 봄에 새싹이 날 때 거름이 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쥐를 비롯한 해로운 동물과 액을 쫓는 뜻으로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거나 불놀이를 하는 세시놀이이다.

구경나온 꼬마들과 어른들 할 것 없이 손에 깡통을 빙빙 돌리면서 액을 보내고 복을 맞이하기 위해 불씨를 살려 원을 그리며 돌렸다.

또한, 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 달맞이를 위한 민속으로 풍년과 길흉을 점치며 모든 액운을 태워버리는 민속신앙과 관계가 있고 달집을 태우면서 한 해의 소원을 빌며 풍년과 마을의 번영을 비는 세시풍속이다.

소라면에 거주하는 김용기씨는 “쥐불놀이, 달집태우기를 보면서 어렸을 적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다들 아프지 말고 일 잘되고 가족들 건강하고 운수대통하라고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날 가족들과 함께 달집테우기에 참석한 박선화씨 가족  [사진= 전남매거진 박미라기자]
정월대보름날 가족들과 함께 달집테우기에 참석한 박선화씨 가족 [사진= 전남매거진 박미라기자]

이날 잊혀진 마을 굿찾기에 참석한 박선화(여수 죽림)씨는 “달집태우기를 보면서 가장 소중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안해민(초5) 학생은 “달집에 불이 붙을 때 남자 친구가 생기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라고 말해 주위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원대포마을 김규협 이장은 “우리 고유의 명절 정월대보름 행사에 우리 마을을 방문해 마을의 안위와 액운을 떨쳐주기 위해 함께 자리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우리 마을주민들과 이곳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이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빌어본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 마을굿 찾기‘는 28년 전 하나의 공동체 정신을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 현재에 이르게 됐으며 놀이패 벅수골에서 해왔던 마을굿 행사는 풍물 굿 옛 정신 그대로 마을 주민과 함께 고향을 지키면서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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