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도 '차례 전통' 점차 사라진다
올 추석도 '차례 전통' 점차 사라진다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3.09.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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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20~50대 ‘차례 안 지낸다 '56.4%' 응답
​​​​​​​코로나·여성 취업률·저출생·고령화 증가 요인

매년 꼬박꼬박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추석 명절 차례의 전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점차 사라지는 명절 차례 문화 여론조사 결과/롯데 멤버스

올 추석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가정이 차례를 지내는 가정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바뀌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는 응답자는 43.7%로,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자(56.4%)에 못 미친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말하자면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오히려 적어 뒤바뀐 셈이다.

농촌진흥청 조사도 비슷하다. 지난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중은 39%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65.9%)보다 26.9%포인트나 감소했다.

성균관의계정립위원회가 발표한 추석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

그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세대가 바뀌면서 전통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전 사회적으로 퍼진 것이 일차적이다.

직장인 김모(32)씨는 “매년 제사를 지내왔지만 어머니가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없애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명절 전후로 가족들끼리 가볍게 외식하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자녀의 결혼을 계기로 새 며느리에게 부담을 지어주지 않기 위해 차례를 폐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문화 자체가 옅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보다 여성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났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여성의 고용률은 54.7%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8월 기준)를 기록했다.
남성과의 고용률 격차는 17.2%포인트로 역대 최저다. 주로 여성이 가족 음식 등을 준비해야 했던 과거와 같은 제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에 이어 올해 2분기에는 0.7로 가파르게 떨어져 저출생·고령화 흐름이 빨라지면서 차례와 같은 전통 문화도 갈수록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족이 함께 모인는 추석 명절이 집안 화목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불필요하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족 간 불화 요인도 늘어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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