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태풍 카눈 예고에도 무리한 행사 추진...시민 혈세만 날려 '논란'
광양시, 태풍 카눈 예고에도 무리한 행사 추진...시민 혈세만 날려 '논란'
  • 이형권 기자
  • 승인 2023.08.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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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 시장, 9일 오전까지만 해도 일정 앞당겨 강행 의지 보여

태풍 카눈으로 ‘제17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남도대회' 전면 취소
‘제17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남도대회' 지역 가수 초청 공연으로 가수초연의 무대가 한창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제17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남도대회(이하 한농연 대회)’를 전면 취소한다고 9일 밝혔다.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에 오기까지는 대략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태풍의 경로가 유동적이라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행사를 연기해야 하는데 강행해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이번 한농연 대회 광양시 예산은 3억원으로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광양시연합회가 보조금 3억원을 교부 받아 치르는 행사이다.

태풍의 경고에도 천막을 치는 등 행사준비를 마치고, 전날에는 전남도지사배 초·중 및 생활체육 장사씨름대회와 오후 8시께부터는 농업경영인 가족 한마당 노래자랑과 지역 가수 초청공연이 함께 진행됐다.

9일에는 광양 문화관광 투어와 백운산 산림치유프로그램 체험, 백운산 4대 계곡 체험과 '지방 인구소멸대응을 위한 농촌 마을살리기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문지영 농림축산식품부의 강연도 예정됐다.

이어 개회식은 오후 6시께 광양시립국악단의 식전공연과 초청 가수 9팀(홍진영, 조명섭, 요요미, 서지오, 류원정, 권민정, 나광진, 장하온, 레이디티)의 공연이 준비됐으나 전면취소됐다.

행사 취소로 광양시는 보조금 3억원 중에서 대행사에 지급한 계약금 및 광양시 연합회가 지급한 비용, 기 치러진 행사비 등을 제외하면 광양시로 환수될 보조금은 몇 푼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 관계자는 환수될 보조금의 질문에 “광양시 연합회와 정산 해봐야 알겠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행사에 1만 5000여명이 광양시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다.

폭염과 불경기에 시달리는 광양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섣부른 판단으로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이도저도 아닌 행사가 됐다는 지적이다.

광양시연합회 관계자는“행사 취소는 여러모로 아쉽고 안타깝다”라며 “광양시를 비롯해 전남도연합회와 상의 끝에 축제를 진행했는데 태풍 경로의 변경으로 취소돼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한편, 9일 오전에 “태풍이 오는데 행사에 문제가 없겠냐”는 질문을 받은 광양시 관계자는“태풍 경보 발효 전까지는 진행 한다. 개막식을 오후 6시께로 앞당겼다”라고 말했다.

이는 정인화 광양시장의 행사 강행 의지를 보여주는 변경이다.

정인화 광양시장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시간 변경은 보고와 결제로 이뤄졌을 것은 당연한 것으로 정 시장이 시민들의 안전에 소홀했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도 참사는 안일한 행정에서 비롯되고, 새만금 잼버리는 철저한 준비 부족으로 국제적 망신살을 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광양시가 시민혈세 수 억원을 날리더라도 행사 취소는 잘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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